"하찮은 모기 한마리 때문에 5백만원을 날릴 순 없다"

매년 여름철이 다가오면 포항제철은 대대적인 모기와의 전쟁에 돌입한다.

포항 바닷가의 악명높은 모기떼가 직원들을 괴롭히는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제품에 치명적인 손상을 우려해서다.

자칫 방심해 12t짜리(5백여만원)냉연코일 덩어리에 모기 한마리라도
달라 붙을 경우 여지없이 반품요구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포철은 10일 전자모기향 2천7백30통, 모기향을 태우는 전자훈증기
6백85대, 스프레이 모기향 9백10통등 막대한 물량의 "대모기전 무기"를
각 부서에 지급했다.

11일부터 9월말까지 1백10일간을 쓸 수 있는 규모다.

액수로도 9백여만원에 이른다.

철강제품을 두루마리 형태로 감는 건치공정과 야간조 근무자들을 위한
휴게실에 집중 배치된다.

포철측은 "생산현장이 너무 넓어 방역작업만으로는 어림도 없는 만큼
이 정도의 모기약을 투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제품 완성도도 높이고
직원들에게 쾌적한 근무환경을 마련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