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형을 비롯 007형, 벌떼형 손님이 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할인점 홈플러스(대구 소재)의 이호욱과장은 IMF
시대를 맞아 어느새 바뀌어 버린 할인점의 쇼핑풍속도를 이같이 들려줬다.

이 과장이 들려주는 자린고비형고객은 할인행사나 싼 물건을 찾아나서는
손님.

브랜드에 관계없이 유명할인점에서 파는 상품을 신뢰하고 여러개를 구입
하는 특징을 보인다.

007형은 절대 손해보는 쇼핑을 하지 않는다.

쇼핑전에 각종 안내전단등을 세밀히 분석해 싼 제품만을 구매한다.

벌떼형은 묶음판매 제품을 싸게 구입해 여럿이 나누는 손님들이다.

이들은 품목별 가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돈을 모아 가장 저렴한 곳에서
묶음형 상품을 구매한다.

문을 닫기전 떨이상품을 구매하는 올빼미형 손님도 늘고 있다.

이 과장은 "실속파 손님들의 공통점은 계획구매"라며 "쇼핑시간이 짧아지고
쇼핑횟수도 줄고 있다"고 밝혔다.

E마트가 최근 고객 1천2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같은
변화를 잘 보여준다.

쇼핑횟수면에서 IMF 이전에는 1주일에 1회이상 비율이 63.9%에 달했으나
IMF 이후에는 39.6%로 낮아졌다.

대신 2주이상에 1회꼴로 계획을 세우고 쇼핑하는 비율은 36.2%에서 60.4%로
껑충 뛰었다.

쇼핑시간은 30분정도 짧아졌다.

IMF 이전에는 한시간안에 쇼핑을 끝내는 손님이 41.9%였으나 IMF 이후에는
52.3%에 달했다.

또 1시간30분이상 쇼핑하는 손님이 IMF 이전에는 27.4%였으나 이후에는
15.6%로 낮아졌다.

이외에도 화장지와 우유 등 저렴한 자체상표(PB)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이
절반을 넘었다.

킴스클럽 서울점의 안주영과장은 "IMF이후 가전과 레저용품 및 1회용 컵
등의 판매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또 "소액상품을 반품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 잦아지고 있으며 각종
수리기구의 판매는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과장은 할인점이 인기를 얻으면서 야간에 온가족이 함께 할인점을 찾는
것이 IMF이후 새로운 가족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