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10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미국상공회의소 조찬연설에서
이번 미국 방문의 진짜 목적은 투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이라며 미국 기업의
한국내 투자를 거듭 당부.

김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외국자본 유치야말로 한국경제가 사는 길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외자유치를 위한 각종 조치들을 상세하게
설명.

연설후 한 참석자가 투자 관련 질문을 하자 "질문해 줘서 고맙다. 내가
가장 기다리던 질문이었다"며 외자유치특별법 제정, 원스톱서비스 등을
소개하고 한국을 "투자천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

이어 "현재 한국의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한국에 투자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

김 대통령은 "오늘 여러분들 수첩에 각자 1억달러 이상씩 한국에 투자해야
겠다는 메모를 써 줬으면 좋겠다"며 "한국은 투자하기 좋은 나라가 될 것"
이라고 다시 한번 투자를 요청.

김 대통령은 남북 통일의 비전과 남북관계 전망을 묻는 질문에 "기본
목표는 통일이지만 현정부 임기중 목표는 상호 불가침, 화해협력 등 통일을
위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베이징 차관급 회담, 판문점
정전위 장성급회담,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방북 등을 소개.

토머스 도나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이 마지막 인사말로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자 김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나의
방미보다 멕시코전 승리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멕시코를 이기고
본선에 진출하게 되면 방미성과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덩달아 좋게 평가될
것"이라고 조크를 던지기도.

<>.김 대통령은 예정시간보다 10여분 늦은 오전 10시께 하원 경호대장의
안내로 하원 본회의장에 입장, 기다리고 있던 상.하 양 의원들로부터 1분여
동안 기립 박수를 받기도.

김 대통령은 이어 영어 연설을 통해 자신과 미국의 인연을 강조하며 의회가
한국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적극 지원해 줄 것을 호소.

김 대통령은 연설 첫 머리부터 "미국이 두번이나 죽음의 위기에서 결정적
으로 생명을 구해준 당사자가 국가원수로 이 자리에 선 예는 내가 처음"
이라며 미국과의 깊은 관계를 강조.

김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강력한 무역 파트너로 다시 부상하기 위해서는
미국 국민의 격려를 필요로 한다"고 의회의 협력을 요청.

김 대통령은 40여분간 연설을 하는 동안 10여차례 박수갈채를 받았고
연설이 끝난 후 상.하 양원 대표의원 30여명과 일일이 악수.

<>.김 대통령 내외는 9일 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클린턴 대통령
내외 초청의 국빈만찬에 참석.

클린턴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김 대통령의 삶은 자유가 댓가없이 얻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인사.

김 대통령은 답사에서 "행동력 있는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고 미국의 지원도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이날 1시간 10분가량의 만찬에 이어 재미 오페라 가수 홍혜경씨가 축하
공연을 해 만찬장을 압도.

이에 클린턴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이순간 모두한국인이 되었다"고 감동.

만찬에는 골프선수 박세리,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김 대통령의 처조카
이영작 박사부부등 미국에 있는 김 대통령의 친지 및 각계 인사 2백여명이
참석.

불편한 몸으로 만찬장에 참석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는 휠체어에서
일어나 양국 정상 내외와 인사를하던 도중 내의도 입지 않은채 바지가 무릎
밑까지 흘러내리는 해프닝을 연출.

<>.이에 앞서 9일 낮 김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단독회담이 당초 예정시간보다 25분간 길어진 65분간 이뤄짐으로써
확대회담은 25분간으로 단축.

두 대통령은 서로 상대에 대한 찬사와 덕담으로 회담을 시작했다고 임동원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전언.

먼저 클린턴 대통령이 한국 새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면서 "김 대통령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역경을 극복,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한 결과 한국에서 50년만에 민주적인정권교체를 이룩했다"고 찬사.

클린턴 대통령은 또 "한국에서 민주주의 발전은 아시아의 모범이며
김 대통령이 당선후 경제개혁을위해 발휘한 지도력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있다"고 평가.

이에 김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미국 조야가 보내준
적극적인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클린턴 대통령은재임중 미국 경제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경제로 만들고 세계평화와 인권, 민주주의
신장에 크게 기여하는 영도력을 발휘했다"고 화답.

<>.양국 정상은 회담후 백악관 별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회담결과를
발표한뒤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답변.

회견장에는 3백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들어 질문공세를 펼쳤으나
백악관측이 클린턴 대통령의 일정을 이유로 한국기자와 미국기자들로 부터
각각 4개의 질문만 받기로 제한.

김 대통령을 앞세워 별관 4층의 회견장에 들어선 클린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김 대통령의 정치역정에 대한 경탄을 거듭 나타내며 김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있는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귀절을 인용하기도.

< 워싱턴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