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은 앞으로 최소한 2개월동안은 미금리 동향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미국이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리(FRB)의장은 10일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
"미국경제가 "50년만의 최고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과열기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가까운 시일안에 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플레 추이를 예의 주시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긴축정책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미국경제는 올들어 최근까지 기존의 경기사이클이론으로는
설명할수 없는 저물가.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말하자면 "유토피아경제"인 셈이다.

지난 1.4분기 성장률은 미국같이 성숙된 경제로는 매우 높은 4.8%를
기록했다.

지난 4-5월 실업률은 4.3%로 28년만에 가장 낮았다.

이처럼 경기가 뜨고 있으나 물가는 매우 안정돼 올들어 4개월동안의
인플레율이 0.9%에 불과했다.

이날 그린스펀의 발언이 있기전까지는 다음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조치가 취해질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그린스펀의 발언으로 빨라야 오는 8월18일의 차차기
FOMC회의에서나 금리인상 조치가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 돌아가는 경기상황으로 볼때 8월에도 금리가 조정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일부에서 "안정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 1.4분기중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는 1천억달러치로 전분기보다
10%이상 늘었다.

5월중 제조업계 구매관리지수는 내림세로 돌아섰고 경기선행지수 상승률도
둔화되고 있다.

이 모두 과열을 식혀주는 요인들이다.

증시도 지난달말부터 내림세를 타 경기과열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교역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의 주가하락세가 뚜렷하다.

이때문에 미국도 아시아경제위기의 영향권안에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작년 한해동안 미국에 들어온 외자는 7백8억달러로 96년보다 11.4%나
줄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시차상 외자유입감소 영향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돼
경기둔화에 일조할 것으로 예측한다.

물가가 안정된 상황에서 이처럼 성장둔화세가 나타나자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채권시장으로 이동중이다.

30년물 미국채 금리가 현재 연중 최저인 5.69%선으로 내려와 있는게
그 증거다.

한마디로 "적절한 호황"이라는 게 미국 자체의 평가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