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빼앗아
오는등 갖가지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당국이 중소기업대출을 늘리도록 지시하자
은행들은 지급보증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다른 은행의 대출을 빼앗아 오거나
한달이내의 단기로 중소기업에 대출을 늘리는 식으로 중소기업대출실적을 부
풀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중소기업들에 발급했던 "융자담보지급보증"을 가능하면 전
액 실질대출로 전환하도록 최근 각 영업점에 지시했다.

실제 최근 며칠사이에 약3백억원의 지급보증이 대출로 전환됐다.

융자담보지급보증이란 신한은행이 중소기업으로부터 담보를 잡고 지급보증
서를 발급하면 중소기업은 이 보증서를 다른 은행에 제출하고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신한은행이 지급보증을 대출로 전환하면 다른 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이 그만
큼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각 은행들은 최근 신한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대출금을 갚
겠다고 나서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에대해 "중소기업들이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아 대출을 받으면
지보수수료(금액의 1.5%수준)에다 금리를 물어야해 이중부담이 된다"며 "이
를 해소하기위해 지급보증을 대출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은 그러나 신한은행이 보증수수료로 짭짤한 재미를 보다가 중소
기업대출실적이 부진하자 부랴부랴 대출전환에 나서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신한은행은 시중은행중 중소기업대출실적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알려
졌다.

이밖에 일부 은행들은 거래하는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준뒤 이를 한달안에
곧바로 회수하고 있다.

이는 일단 대출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대출받은 돈을 투자하자마자 상환해야 하는 부담을 지
게돼 대출을 받는 것만 못한 상황이라고 불평하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