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좌에 주식이 없는데도 일단 매도주문을 낸후 3일이내에 사후
결제하는 공매도가 증권회사의 영업실적을 높이는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지점을 중심으로 장중 상한가 종목에
대해 대량으로 공매도를 친 뒤 대량매도의 충격으로 주가가 일시 하락하
는 틈을 이용해 주식을 바로 매수,영업실적을 올리는 이른바
"공매도 약정"이 확산되고 있다.

실례로 지난 9일 동일제지가 개장초 상한가를 보이자 갑자기 대량
매도주문이 터져나와 주가가 떨어졌으나 다시 상한가를 회복한 것은
모 증권사의 공매도 때문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의 위축된 심리를 이용해 공매도를 친 후
당일에 바로 주식을 사는 방법을 이용하면 매매수수료를 남기는 경우가
많아 영업실적을 쉽게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월부터 하루동안에 여러 차례 주식을 사고 팔수 있는 당일
매매가 허용된후 공매도를 악용한 매매약정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대해 증권감독원 관계자는 "공매도가 최근들어 약정늘리기 방편으
로 악용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나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공매도후 주식을 3일이내에 매입해 결제하는 과정
에서 증권사들이 고객의 위탁주식을 일시적으로 빌려쓰는 경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부문을 집중 검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관계자들도 "공매도한 주문에 대해 결제일이 됐을때 미결제분에
대해선 증권사의 상품주식으로 채워넣어야 하지만 증권사 상품주식에
해당 종목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규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 보고 있다.

양홍모기자 yang@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