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매가톤급 파장을 불러온 빅딜은 또다시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11일 재계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김중권 대통령비서실장의 빅딜파문은 연초
박태준 자민련총재의 경제특보인 황경로(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씨가
실무자에게 빅딜시나리오를 짜볼 것을 지시한게 와전되면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치권 차원에서 빅딜작업이 치밀하게 추진되고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실무자들은 빅딜의 실현가능성과 효과 등을 치밀하게 분석, 획일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황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시나리오가 와전돼 김중권 실장에게 전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다 끝난 얘기가 전달과정에서 증폭돼 일파만파의
충격을 가져온 것이다.

"기업구조조정은 기업들이 알아서 할일"이라는 박태준 자민련총재의 빅딜에
대한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박 총재는 측근에게 왜 빅딜파문이 나왔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