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의 "빅딜"발언이 여권의 "자충수"라는 세간의 인식이
확산되자 한나라당은 이를 호재로 삼아 대여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청와대와 자민련간 미묘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자 한나라당은 12일
조순 총재의 기자간담회와 성명.논평 등을 통해 "여여간 틈새벌리기"에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정계개편추진 계획이 탄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빅딜 파문이 여권의 총체적인 "국정운영 미숙"을 드러냈을뿐만 아니라
이로인해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공조의 난기류가 더욱 증폭됐다고 보고 있다.

조 총재는 이날 "최근 대기업의 빅딜 관련 언급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빅딜을 잘못 추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해프닝으로 끝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빅딜 논의는 투명성이 결여돼 있으며,객관적 기준조차 없다"
면서 "지난 60~70년대 박정희 대통령식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은 오히려 부
작용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마디로 공동정권이 아니라 공동정권"이라며
"대통령비서실장과 들러리 야당총재가 다투면서 무엇이 준비된 정권인가"라며
청와대와 자민련의 틈새벌리기에 주력했다.

장광근 부대변인도 별도의 논평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초조감에
사로잡힌 청와대가 현재 무리하게 추진중인 기업 빅딜의 후유증에 대한
책임을 박태준 총재에게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