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방북으로 남북경협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정명예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간 해빙무드가 조성될 경우 올
하반기부터 남북경협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교역 및 임가공을 통해 대북관계를 유지해 왔던 삼성 LG 대우도
대북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은 나진.선봉 통신센터운영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태국 록슬리사가 맺은 운영사업계약을 다시 찾아와 대북경협의 물꼬를
트겠다는게 삼성의 기본 전략이다.

삼성은 새정부의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 통신사업
및 전자제품임가공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계열사의 대북사업 관련 임원들이 참여하는 특수지역전략
위원회(위원장 강진구 삼성전기회장)를 설치해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TV조립 등 북한에서 임가공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온 LG는 가리비 양식
등으로 대북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LG상사 장경환 부장은 북한에서 임가공한 제품의 품질이 우수해 앞으로
물량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우도 남포공단에 가전제품조립공장을 짓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또 나진 선봉지역에 호텔건립 등을 추진키로 하고 현재 북측과 물밑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는 또 남포공단에 세운 섬유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찾고
있다.

이밖에 박상희 기협중앙회장도 중소기업차원의 임가공사업을 벌이기 위해
중소기업인 30여명과 함께 빠르면 7월중 방북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협중앙회는 현재 북한 광명성경제연합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경제교류
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도 북한측과 나진 선봉무역관개설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실무적인 협상을 진행중이다.

재계는 대북투자에 따른 걸림돌이 없는 만큼 남북 양측에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를 찾으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휴기계설비를 현물로 투자해 대북경협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