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벽 0시30분(이하 한국시간).

한국이 월드컵 본선 1승을 거두기 위해 오래동안 기다려온 결전의 날이
밝았다.

한국 월드컵축구 대표팀은 12일 파리에서 비행기편으로 경기장소인 프랑스
남부 리옹 제를랑경기장에 도착해 마지막 종합점검을 끝냈다.

<>.차범근감독은 멕시코전에 최용수 대신 김도훈을 최전방에 내세우는
"깜짝카드"를 뽑아들었다.

차감독은 황선홍의 부상에다 최용수마저 제 컨디션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그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김도훈 카드를 제시한 것.

득점력은 높지만 볼을 갖고 돌파할 능력이 떨어지는 최용수 보다 몸싸움에
능하고 볼 컨트롤이 뛰어나 김도훈을 원톱으로 세워 멕시코의 의표를
찌르겠다는 복안이다.

또 양쪽 날개에 "검증받지 않는 신인"으로 불리는 고종수를 이상윤과 함께
포진시켰다.

"히든 카드"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지켜봐야 할 문제.

<>.불안한 게임메이커 자리에는 노정윤을 김도근과 함께 내보내 더블게임
메이커로 했고 하석주, 이민성은 윙백으로 나선다.

홍명보 유상철 김태영은 스리백으로, 골키퍼는 김병지가 맡는다.

이번에 확정된 "베스트 11"에 대해 대표팀내에 알려지지 않은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상대팀 전력에 32개국 사령탑 모두가 온 신경을 쏟고 있는 마당에 상대를
현혹시키기 위해 "깜짝 쇼"를 벌일 수도 있다는 것.

<>.첫 상대인 멕시코는 현재 브라질 독일 체코에 이어 세계 순위 4위에
랭크된 북중미의 강호.

그러나 월드컵 개막 1주일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기고 지난달 아일랜드와도 0-0 무승부를 기록,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문제가 드러났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한국을 꺾지 못하고는 16강 진출이 어렵다고 보고
발빠른 에르난데스와 블랑코를 투톱으로 최전방에 내세우고 미드필드의
아스페와 라미레스, 수아레스, 오르디 알레스를 공격에 적극 가담시켜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마누엘 라푸엔테 멕시코 감독은 12일 "한국이 시종 방어위주의 역습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초반부터 밀어붙이는 공세 위주의 전술로 여유있게
첫승을 따내겠다"고 자신.

<>.이틀간 4경기를 치른 결과 이번 대회의 초반 형세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세계축구의 "평준화"현상 추세가 여실히 나타났다.

월드컵 4회 우승의 최강 브라질이 단 한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한
스코틀랜드와 경기에서 자책골에 힘입어 첫승을 올렸고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이탈리아는 16년만에 본선에 오른 칠레와 천신만고끝에 비겼다.

노르웨이가 모로코와 비기고 오스트리아가 카메룬과 무승부를 기록한 것도
이를 입증한다.

남미와 유럽의 나눠먹기에 아시아, 아프리카가 들러리 서는 판도는 이제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32개국의 최근 20차례 A매치 골득실과 경기비중,
내용 등을 따져 발표한 랭킹에서 한국은 76.18점으로 16위를 차지.

1위는 1백점 만점의 아르헨티나, 2위는 네덜란드(98.84점) ,3위 노르웨이
(97.84점), 4위 유고(97.12점), 5위 브라질(96.49점) 순.

한편 전문가들이 이번 월드컵의 최대 다크호스로 꼽는 나이지리아는
52.08점으로 일본(50.51점), 파라과이(48.20점)와 함께 최하위권을 이뤘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