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월드컵대표팀의 16강 진출여부에 거액의 외화벌이가 걸렸다.

사상 최초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할경우 모두 3천6백30만달러의 외화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대표팀이 달러를 직접 버는것이 아니라 외국보험사에서 들어오는
돈이다.

국내업체들이 현금및 상품을 내걸고 월드컵마케팅을 펼치면서 국내
보험중개업체를 통해 외국보험사의 상금보험에 가입해놓은 금액이다.

따라서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면 이들업체로서는 월드컵마케팅 덕분에
매출도 늘리고 외화획득도 하는 "꿩먹고 알먹는"는 효과를 얻는 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월드컵마케팅에는 모두 33개
업체가 참여, 약 5백49억여원을 상금으로 내건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들은 월드컵마케팅을 실시하면서 상금금액만큼 상금보험에 가입,
모두 보험으로 해결하게 된다.

이들 업체들이 국내 보험중개업체를 통해 영국의 로이드 렉싱톤 등 외국
보험사에 재보험 형태로 든 보험가입금액은 모두 5백49억원.

납입한 보험료는 44억원이다.

보험가입금액의 8% 수준이다.

이같은 보험요율은 영국의 도박하우스 등 축구전문 도박기관들이 한국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8%-10%로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월드컵 마케팅에 참여한 국내 업체들은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보험료 44억원을 제외한 5백5억원(약3천6백30만달러)를 벌어들이게
되는 셈이다.

업체별 보험가입금액은 한국통신프리텔 1백75억원, LG전자 87억원, 대우전자
42억원, 삼성전자 41억원, 신도리코 22억원, 서울이동통신 19억원, 39쇼핑
19억원, 삼보컴퓨터 18억원, LG백화점 15억원, 해태전자 10억원, 보루네오
가구 10억원, 삼성중공업 7억9천만원, 대우캐리어 7억5천만원 등이다.

또 아남전자(2억4천만원), 아가방(3억5천만원), 신세계백화점(2억2천만원),
경방필백화점(2억4천만원), 삼성물산(1억6천만원), 제일화재(1억2천만원),
화승산업(1억원) 등도 보험에 가입했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미국의 CNN이 한국의 16강진출을 점치자 거액의 외화를
벌어들일 꿈에 부풀어 있다.

물론 보험금은 모두 상금으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지만 남의 돈으로
소비자들에게 선심쓰는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업체들은 한국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함에도 불구, 보험사에 납입하는
보험료만큼의 매출증대효과는 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월드컵마케팅에 참여한게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통신프리텔의 마케팅 실시기간중 평소보다 45%가량의 매출증대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도리코도 52%의 신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백화점업계도 10%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를 날려도 판촉효과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는데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니 이제는 보험금에도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 김상철 기자 che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