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주가는 장중 한때 300선이 무너졌다.

엔화 급락이 몰고온 파장이다.

일부에서는 제2의 금융위기설까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최근의 엔약세가 미.일정부의 합작품이란 분석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엔약세를 부추기는 발언을 되풀이해온 루빈 미국재무장관, 달러당 1백45엔에
근접하는 선까지 급락했는데도 시장개입은 말 뿐인 일본은행의 움직임 등은
그런 풀이를 가능케한다.

일본이 심각한 디플레국면인 반면 미국은 장기호황에 따라 인플레를
우려해야할 시점이란 점에서 양국정부의 달러강세 엔약세에 대한 양해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본다면 현재의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게 옳다.

7월중의 일본 참의원선거, 11월중의 미국 중간선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달러강세처럼 미국 유권자에게 인기있는 정책도 드물다는 것은 이미 레이건
행정부때도 증명된 바 있다.

값싼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고 물가도 떨어지니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다.

엔이 급락세를 보인다면 아시아 각국 통화및 증시불안은 불가피하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를 부르는등 새로운 통화불안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식으로 통화불안이 계속 확산된다면 아시아경제는 물론 세계경제가
온전할 수 없을 것은 자명하다.

미국경제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자동차 등 재래산업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줄어드는 것도 불가피하다.

달러강세 엔저에 대한 거부반응이 미국 산업계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다.

아시아 통화위기가 우선 이 지역으로부터의 자금유출, 곧 미국으로의 투자를
결과해 미국경제에 활력소가 되겠지만 그런 상황이 영원히 계속될 수는
절대로 없다.

자금유입의 증대가 결국 인플레압력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고
국제통화의 발권국이라고 해서 엄청난 무역적자를 계속 감내할 수도 없다.

3년이상 줄곧 절하돼온 엔이 다시 방향을 틀고 달러강세가 반전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 시기가 미국 중간선거이후가 될지 내년이 될지는 점치기 어렵지만
현재 추세가 절대로 장구할 수는 없다.

엔저로 촉발된 주가폭락은 우려할만한 일이지만 그것이 우리 경제의 기반
(Fundamental)에 어떤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 아니란 점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재 외환보유고가 사상최대수준인 만큼 작년11월과 같은 환란이 재연될
우려도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엔급락속에서도 원화의 달러환율이 안정세인 것도 바로 그런 측면에서
당연한 결과다.

우리는 제2의 금융위기나 대공황따위는 절대로 없을 것으로 본다.

미.일 합작의 엔급락 달러강세로 수출에 상당한 악영향이 오는 등 부담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의 추세는 미.일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그렇게
멀지만은 않은 장래에 시정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