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한보철강 등 부실기업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잉설비의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돼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않으면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쟁적 설비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은 우리 철강업계의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히고 있다.
철강업계는 지난 97년 한햇동안에만 포항제철의 3백30만t을 비롯 <>동국제강
2백22만t <>인천제철 70만t <>세아제강 50만t 등 7백여만t에 육박하는 설비를
신증설했다.
게다가 올 연말이면 동부제강의 1백30만t규모 고대공장이 준공되고
내년초에 현대강관의 율촌 냉연공장 (연산 1백80만t)이 가동에 들어간다.
이들 두 공장이 완공되면 2000년 우리나라의 냉연강판 생산능력은
1천5백17만3천t에 달하게 된다.
96년 8백40만3천t과 비교할 때 무려 80.6% 증가한 규모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과잉투자에 따라 국내 주요 철강재의
공급과잉(설비능력에서 내수와 수출 등 총수요량을 뺀 수치)은 올해를
기점으로 한계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철근 형강 등 조강류의 공급과잉규모는 지난해 2백12만t에서 올해는
4백67만t으로 두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냉연강판은 지난해 1백27만t에서 올해 수출증가에 힘입어 1백14만t으로
다소 줄어드나 오는 2000년에는 4백12만t까지 "오버 캐퍼시티(over
capacity )"현상을 보일 것이란 얘기다.
지난해 52만t정도 공급이 달렸던 후판도 올해엔 84만t가량 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급과잉은 자연히 판매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자동차 가전 건설 등 주요 수요 산업이 사상 최악의 내수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냉연강판의 재고가 사상 최고수준에 달하고 전기로 업체의 평균 가동률이
75~80%선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해 준다.
수출 역시 올 1.4분기에는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63% 증가라는 기록적인
신장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이같은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해외현지시장의 재고부담이 있는데다 반덤핑 등 주요 수입국의 견제가 크게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판매난은 채산성 악화로 직결된다.
한국철강협회가 국내 25개 주요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97년도
철강업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보다 13.6%증가한 19조1백19억원에
달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0%나 감소한 5천9백52억원에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포항제철의 일관제철만이 전년보다 16.8% 이익이 증가했을뿐
나머지 전 업종이 이익감소(냉연.도금강판, 열간압연, 선재가공 등),
적자전환(전기로제강, 강관 등), 적자확대(합금철)의 시련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올해보다는 판매환경이 괜찮았다.
연초부터 고금리와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고있는 올해의 손익계산서는
엄청난 마이너스로 나타날수 밖에 없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