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철강업계의 구조조정 방향 역시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면서 돈이 되는 핵심사업에 기업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매출증대를 겨냥한 "양의 경영"에서 고부가가치화를
지향하는 "질의 경영"으로 전환돼야 한다.

첨단 철강재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도 우리 업계가 추진해야할 당면과제중
하나로 꼽힌다.

<> 버릴 것은 버리자 =포항제철이 최근 인도네시아의 미니밀 건설을
중단한데 이어 중국 다롄 석도강판 공장과 광둥 전기도금강판 공장 건설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이 좋은 예다.

또 7천억원이 넘은 공사비가 소요되는 광양 제2미니밀 공사를 무기한
중단한 것도 마찬가지다.

업계 전체적으로도 과잉설비나 경쟁력을 상실한 설비의 해외매각이나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유휴 자산은 과감히 매각하고 업계간 협력체제를 통해 판매난을
극복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철강업계가 수차례에 걸친 엔고와 불황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조직 슬림화를 통한 비용절감, 자회사 축소 등
구조조정의 덕이었다"며 "우리도 구조조정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질의 경영 =경영의 무게가 매출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 철강업계의 공통과제였던 물량 전략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철강산업의 t당 매출액은 일본이나 유럽등의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으며 특수강 생산비중도 열세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도금강판, 스테인리스강판 등 고급강이나 특수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생산체제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화 전략은 가능한 품종을 선택적으로 집중하고
원가및 수익성 관리를 철저히 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기술개발 =IMF체제에 들어서 국내 철강업계의 연구개발(R&D)투자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진 철강국과의 기술격차와 후발국의 추격을 감안하면 이런
때일수록 기술투자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용융환원법, 스트립캐스팅과 같은 전세계적으로 치열한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는 첨단기술에 대해서는 업계는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