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으로 현대의 위상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대북한 사업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재계리더'' 자리는 더욱 단단해질 전망
이다.

현대는 지난 92년 정 명예회장의 대선실패 이후 대외활동을 가능한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새 정부출범 이후 경제정책 등과 관련해 정부를
향해 제목소리를 활발히 개진하고 있다.

경영 행보도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현대는 지난 4월 기아 인수를 선언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데 이어 정부가 대기업총수의 방북을 전면
허용하자마자 재계에서는 처음으로 방북 및 경협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대의 활발한 행보와 그로 인한 위상변화는 정 명예회장이 방북을 마치고
돌아올 때 쯤에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 명예회장은 금강산개발과 관련해 어떤 형식으로든 북한으로부터
합의를 얻어내 국민들에게 금강산 방문의 선물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측은 빠르면 올가을부터 유람선을 통한 금강산 관광사업을 벌이겠다고
이미 밝혔다.

정 명예회장이 비중있는 남북경협 "보따리"를 안고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4일 방미후 가진 귀국기자회견에서 "민간기업인이
판문점을 통과해 방북하는 것은 대북관계의 정경분리 첫 사례"라며
정 명예회장의 방북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논평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새정권 출범 이후
정부와 현대와의 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평가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번 대북 경협에 성공할 경우 지난 92년 대선 실패
이후 실추됐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인으로서
위상을 재확인하게 될 것으로 현대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가 이같은 성과를 배경으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