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재계인사들의 연례 회의인 한미재계회의(한국측 회장 구평
회 무역협회장) 제 11차 총회가 15일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렸
다.

이날 회의에서 박태영산업자원부장관은 초청연설을 통해 "앞으로 생존
불가능한 재벌기업들이 외국 회사의 합병 및 인수의 대상이 될 것"이며
"지나치게 많은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해온 기업들은 삭감과 구조개편을
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덕구 재정경제원 차관은 "새로운 대출관행제도를 실천하고 생존대상
기업을선별할 수 있는 은행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차관은 또 "구체적인 은행개혁의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금융감독위
원회에모니터 활동기구를 조만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측 재계인사들은 구체적인 통상문제보다 한국의
개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한국측 대표에 집중적으로
물어봤다.

피터 클라크 메릴린치아시아태평양담당회장은 "해외에서 한국개혁성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며 "개혁은 쓴약을 마시는 기분으로 실천해야 한
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취약한 일본 금융구조로 엔화약세가 지속될 경우 아시아국가들
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한미재계회의는 당초 계획과 달리 분과위원회별 토론을 갖지 않고
전체회의를 계속해 한 미 경제계 현안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가졌다.

미국측 대표는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유학생 5백여명을
지원하기 위해 2백만달러의 장학기금을 조성해 오는 7월부터 지원자를
선정키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우리측 대표로 조성래 효성그룹회장 강진구 삼성
전기 회장 유상부 포철회장 김주진 아남그룹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회장
홍인기증권거래소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이익원 기자 ik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