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일행 방북을 계기로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유보
했던 대북사업을 다시 추진하거나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16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에 체결된 의정서에
따라 경수로본공사가 시작되면 출장소를 지점으로 승격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 관계자는 "현재 1백명 안팎인 금호지구 체류자는 본공사가 시작
되면 최대 5천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지점승격과 함께 수신 송금 환전
등의 업무 수요가 폭증할 것에 대비해 체류인원을 현재 3명에서 4~5명 수준
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점승격에 맞춰 간단한 기념행사를 갖는 방안도 KEDO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12일 문을 연 금호출장소 실적은 5월말현재 예금 1백13건
8만5천달러, 송금 1백39건 45만달러 등이다.

예금자와 송금자는 모두 미국 일본의 KEDO대표와 한국근로자다.

금호출장소에는 차장급인 김영우차장을 비롯 과장과 계장 각 1명 등 모두
3명이 근무하고 있다.

남북협력기금을 관리하는 수출입은행은 청산계정 개설과 나진.선봉지구내
사무소 설치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60만명에 이르는 북한출신 주주를 둔 동화은행도 평양이나 나진.선봉지구에
출장소나 지점을 설치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은 이와함께 고령자들의 고향방문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계에선 이밖에 북한의 합작은행인 대성페레그린의 홍콩페레그린지분을
국내금융기관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인수해 북한에 진출하는 방안도 거론
되고 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