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16일 오전 북한에 제공할 소 5백마리를 실은
트럭과 함께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길에 올랐다.

순수 민간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방북을 계기로 향후 남북간 민간경협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 명예회장은 새로 개통된 문산~판문점간 통일대교를 지나 오전 9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 도착, 평화의 집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오전 10시
정각 판문점 중립국감독위 회의실을 지나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정 명예회장은 방북에 앞서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방문이 단지 한 개인의 고향방문이 아니라 부디 남북간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초석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의 방북에는 동생 정순영 성우명예회장,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정상영 금강회장과 아들 정몽구 현대정공회장, 정몽헌 현대건설
회장, 김윤규 현대건설부사장, 전현수 중앙병원물리치료사 등 7명이 동행
했다.

이들 일행은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북측이 마련한 승용차를 타고 이날 오후
평양에 도착, 7박8일의 일정에 들어갔다.

소 5백마리를 실은 트럭 50대는 정 명예회장 일행의 방북에 앞서 오전
9시5분부터 차례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통일각옆에서 북한측에 넘겨졌다.

정 명예회장은 오는 23일까지 8일동안 평양, 금강산, 고향인 강원도 통천
등을 방문하며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금강산 개발, 관광교류, 남북경제협력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한편 정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한 아/태평화
위원회 위원장 김용순과 면담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북한 중앙통신을 인용,
평양발로 보도했다.

< 판문점=공동취재단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