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출판가에도 "아시아 위기" 열풍이 일고 있다.

"아시아 기적"을 다룬 책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아시아는 추락하는가(Asia Falling?)" "아시아 붕괴:기적은 끝났는가
(Asia Meltdown:The End of the Asian Miracle?)" "비망록(Hidden Agenda)"
"덫에 걸린 아시아(Asia Under Siege)"등이 대표적인 책들이다.

특히 홍콩의 외환분석가인 콜럼 핸더슨이 쓴 "아시아는 추락하는가"
(맥그로힐 출판)는 나온지 두달도 안돼 아시아는 물론 미국 전역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맥그로힐은 이 책에 대한 반응이 좋자 조만간 한국어판을 비롯해 중국
폴란드 러시아어등의 번역판도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이 책에서 "아시아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이지역 통화들의
달러화에 대한 연동시스템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말레이시아 화교계 경제학자인 림콕윙이 펴낸 "비망록"도 화제다.

특히 이 책은 "국제 핫머니가 바로 아시아위기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던
모하메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총리와의 인터뷰를 실어 아시아 위기에
대한 서방의 책임론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심지어 아시아 위기 책임론을 둘러싸고 서방 지식인들과 논쟁을
벌일 것을 공식 제안하고 있다.

한편 마하티르 총리는 이 책에서 "아시아 위기가 서방의 음모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문제는 아시아가 시장을 개방해 은행과
기업들을 좀더 싼값에 팔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