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이틀째 안정세를 보이고 홍콩 태국 등 동남아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타면서 국내주가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정부가 대기업간 빅딜, 은행간 합병, 부실기업 퇴출 등 그동안 지연됐던
구조조정을 빠르게 진행시킬 것이라는 소식도 주가 급등에 촉매제가 됐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3.81포인트가 오른 303.81로 마감됐다.

거래량이 7천8백만주를 넘은 가운데 상승종목이 3백15개나 쏟아졌다.

<>장중동향 = 개장과 함께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다.

엔화 안정을 위한 미일간의 정책조율이 예상된데다 일부 외국인의 주식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장을 떠받쳤다.

업종 구분없이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다.

이후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매물로 상승폭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후장들어 퇴출대상 기업 발표가 예정대로 18일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불안요인이 조기에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상승행진이 지속됐다.

선물과 연계된 현물매수도 1백40억원이나 유입돼 주가 상승에 보탬이 됐다.

<>특징주 = 낙폭이 컸던 한전 삼성전자 포철 삼성전관등 블루칩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한일 조흥 상업 장기은행 등 은행주도 상한가를 쳤다.

프루덴셜 등 외국증권사들과 12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협상을 할 예정인
아남반도체도 가격제한폭 부근까지 올랐다.

4억4천만달러가 조만간 도입될 것으로 알려진 고합 고합물산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기업 강제퇴출에 대한 공포감으로 재무부실주 가운데 하한가 종목이
많았다.

새한종금은 산업은행이 인수방침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 때문에
하한가였다.

<>진단 =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멈춰지지 않고 있어 지수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부 과장은 "현재까지는 엔화안정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는데다 퇴출대상기업 발표 이후 기업들의 자금경색사태가 재연될 우려도
있어 추격매수를 자제하는 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