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적자를 면치못한 대기업의 사업부서가 소위 스핀오프형
구조조정으로 독립, 첫해에 흑자를 내 화제다.

금호전기의 계전사업부 임직원들이 지난해 3월 창업한 금호미터텍(대표
김상철)이 주인공.

이 회사의 창업 첫해 이익은 3억5천만원이었지만 올해는 2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금호전기 계전사업부가 96년에 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매출도 96년 2백30억원에서 97년 3백3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회사의 성공적인 변신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종업원 지주제라는
창업배경에 따른 것이다.

김 사장은 우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을 정리했다.

구색용이던 온도조절기 수도꼭지 홈오토메이션사업에서 손을 뗐다.

재고자산과 미수채권관리도 강화했다.

2-2운동이 전개됐다.

재고를 2개월이상 쌓아두지 않고 판매후 2개월내에 자금회수를 하자는 것.

부실기업과의 거래관계 청산에도 나섰다.

이 덕분에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어음이 부도를 맞는 연쇄부도 행렬에는
끼이지 않게됐다.

"모든 임직원이 한몸이 돼 뛰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1백47명 임직원이 퇴직금 13억원으로 세운 회사라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게 강점이라고 얘기했다.

전직원은 매달 회사 경영실적을 보고받는다.

투명성을 갖기위해서라는 게 사장의 설명이다.

직원들은 또 금호전기라는 대기업에서 비주력 부문으로서 받았던 설움도
벗어 던질수 있었다.

물론 우수한 기술력도 이 회사의 변신을 도왔다.

일본 수도계량기 시장을 외국기업으론 처음 뚫게 된 것도 기술력
때문이다.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고급수도계량기는 일본 통산성 1차시험을 통과했다.

이 제품개발에는 일본 종합상사 닛쇼 이와이등이 1억4천만원을 댔다.

일본시장에서 장사가 될 것으로 보았기때문이다.

정밀시험이 끝나는 올하반기면 한국상표를 단 수도계량기가 일본 가정에
설치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수도계량기등에 대한 ISO 9002인증을
따는등 기술과 품질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출 증대에 힘쓰는 것도 IMF불황을 이기는 비결이다.

4~5%에 머물던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이 창업이후 20%로 올라갔다.

이 회사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멕시코 콜롬비아등 동구와 남미지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올해엔 수출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가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봇물을 이루는 분사형 창업의 성공모델로
자리잡을수 있을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