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전망을 다룬 "위기의 아시아 한국의
선택"(21세기북스)이 출간됐다.

지난 4월말 싱가포르에서 영문판이 나온 뒤 한달만에 5만부 이상 팔리면서
화제를 모았고 미국 러시아 폴란드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국가신용등급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의 아시아
통화분석관.

그는 미국을 축으로 하는 세계경제와 아시아의 위기상황을 "타이타닉호"와
"빙산"에 비유한다.

미국경제가 구조적인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타이타닉과 빙산의 충돌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피해를 얼마나 줄이느냐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저자는 제12장 "한국의 선택"에서 은행과 기업의 구조조정, 대량실직 감수
등 뼈아픈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 11대 경제대국이었던 한국이 태국보다 낮은 신용등급을 받게 된 것은
과도한 부채와 과잉설비 때문이라는게 그의 지적이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무역경쟁력이 약화되고 원화가치가 더 떨어질 경우
아시아 전체의 통화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다.

그는 세계 금융시스템과 헤지펀드들의 투기성도 비판했다.

따라서 투기자본의 공격을 받을만한 기초여건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 위기극복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중국 홍콩 일본 멕시코의 현실을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아시아 경제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함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미래가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90년대 중반까지 성장을 이끌어온 저력이 있는데다 세계 최고의 저축률과
높은 성취욕, 일에 대한 헌신적 태도 등의 장점을 살린다면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외국자본과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견실한 국내시장 기반을
다지는 개혁을 "과감하게"단행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