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판정 55개사의 명단이 발표된 18일 주식시장은 초강세를 보였다.

"살생부" 공포에서 일단 벗어난 때문이다.

한편으로 10개사에 달하는 퇴출대상 상장사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들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 퇴출 상장사 처리는 어떻게 되나 = 상장회사들은 수많은 소액투자자들이
달려 있기 때문에 비상장사와 달리 증권당국의 시장관리 조치가 뒤따른다.

투자자들은 19일부터 예상되는 시장조치에 주목해야 된다.

문제의 10개 상장사 가운데 해태유통 해태전자 해태제과 대한중석 대한모방
등 5개사는 이미 부도를 내 관리종목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관리종목 "룰"을
계속 지키면 그만이다.

관리종목으로 최대 3년동안은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동안 합병이나 제3자인수 등을 통해 회생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되겠지만
청산결정이 내려지면 3년안에라도 상장폐지 조치를 당할 수 있다.

나머지 현대리바트 한일합섬 신호전자통신 영진테크 동국전자 등은 앞으로
부도 법정관리 화의신청같은 사유가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떨어진다.

부실판정으로 대출금 수혈이 끊어질 수밖에 없어 관리종목으로 추락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하루동안 매매거래 정지를 당한후 거래가 재개된다.

<> 주주들의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 금융감독위원회는 18일 소액주주
보호대책을 묻는 질문에 "부실기업에 투자한 주주 손실은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피해이기 때문에 정부가 별도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증권거래소는 18일 현재 종가를 기준으로 이들 10개사의 주식평가액은
3백72억원이라고 집계했다.

소액투자자수는 모두 6만6천1백9명이며 이들 "개미군단"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1백98억원어치(3천8백16만주)이다.

이들 10개사는 퇴출대상 선정기준이 발표된 지난 5월 11일이후 1개월여
사이에 평균 57%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주주들의 실질적인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증권회사 분석팀은 부실판정을 받은 종목들은 대부분 19일부터 하한가
행진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합병이나 제3자인수 등의 "호재"가 나타나면 투자손실을 줄일 수
있겠만 그 확률은 미미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특히 대한중석 주주들은 영업권 양도로 주식매수청구권을 신청해 놓고
있으나 매수청구 가격(주당 4천6백40원)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및 대주주들의 피해는 = 퇴출대상 기업의
대주주들이라고 할 수있는 계열및 관계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5대그룹 가운데 퇴출대상에 포함된 유일한 상장회사인 현대리바트의 경우
현대정유와 현대건설 등 현대관계사와 특수관계인 17명의 지분율이 40%에
달한다.

전환사채 보유분을 감안한 실제 지분율은 86%이다.

신호전자통신은 신호페이퍼가 13.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1억3천만원의
피해가 우려된다.

대한중석은 거평산업개발외 6명이 3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일합섬은 김중원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국전자의 대주주 지분율은 24%이다.

<> 회사채는 얼마나 발행했나 = 퇴출기업의 회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들
(대부분 금융기관)과 지급보증기관의 피해도 크다.

상환이 힘들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퇴출대상 10개 상장사의 회사채 규모는
1조2천8백16억원으로 자본금(3천9백94억원)의 3.2배였다.

주요 회사별로 해태제과가 3천4백49억원, 한일합섬은 2천3백88억원,
현대리바트 1천9백80억원, 대한중석 1천8백96억원 등이다.

비상장법인 45개사중에서는 14개사가 회사채를 발행했다.

LG오웬스코닝(4백30억원) 등이 발행한 잔고는 모두 1천8백28억원이다.

< 양홍모기자 yang@ 박영태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