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의 "아래아한글" 사업 포기에 대한 국내 컴퓨터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아래아한글 살리기운동"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소프트웨어(SW)업체들과 단체들은 신문광고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모금운동을 펼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이다.

국내 벤처기업 모임인 벤처기업협회는 19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한컴이
''아래아한글''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준 것은 국내 SW산업의 사활과 관련된
문제"라며 "1인당 1만원 내기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3백만명으로 추산되는 "아래아한글" SW 사용자들로부터 1만원씩, 모두
3백억원을 모아 "아래아한글"을 살리겠다는게 협회측의 설명이다.

인터넷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오전 약 2백명의 시민들이 성금을
보내 왔다.

이에앞서 네트워크 전문업체인 비트정보기술의 이종훈 사장도 "아래아한글
살리기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1만원 모금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이틀만에 7백여명으로부터 성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아래아한글"의 명맥을 잊기 위한 대체프로그램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90년 한컴 설립때부터 "아래아한글"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나모인터렉티브의 박흥호사장은 "아래아한글"의 개발 경험을 살려 새로운
국산 워드프로세서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신제품 개발에 나설 경우 약 20억원의 개발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이중 10억원은 독지가 또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나머지
10억원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PC통신에도 모금운동에 동참을 호소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서명운동도 크게 확산돼 PC통신인 하이텔 나우누리 등의 "아래아한글
살리기" 서명란에는 19일 현재 수천여명이 동참하기도 했다.

한컴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민들의 반응은 이해가 가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래아한글 사업을 계속할수 있도록 추가
협상의 여지는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