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찬가지다.
이익을 낼 확률보다 손해볼 확률이 훨씬 높다는 얘기다.
이는 선물과 연관된 "차익거래"가 매일의 현물주가흐름을 바꿔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물주가에 영향을 주는 차익거래는 "매도차익거래"와 "매수차익거래"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매도차익거래란 선물가격이 이론가격에 비해 저평가됐을때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서 공짜수익을 얻는 매매다.
반대로 매수차익거래는 선물이 고평가됐을 때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팔아
무위험수익을 내는 매매다.
참외와 수박을 예로 들어 매도차익거래를 설명해 보자.
효용을 따졌을 때 두 과일값의 차이는 1천원이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시장에서 참외값(현물)은 1천원, 수박값(선물)은 1천5백원에
형성되고 있다.
수박(선물)이 5백원 저평가된 것이다.
이때 참외(현물)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빌려 1천원에 팔고, 수박(선물)을
1천5백원에 사두면 나중에 무위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1주일뒤에 참외값(현물)은 2천원, 수박값(선물)은 3천원이 됐다고 치자.
수박값(선물)이 제자리(참외값+1천원)로 돌아온 것이다.
이때 참외(현물)를 2천원에 되사서 갚고 사둔 수박(선물)을 3천원에 팔면
된다.
1천원에 판 참외(현물)를 2천원에 되샀으니 참외(현물)매매에서 1천원을
손해보게 된다.
그러나 1천5백원에 산 수박(선물)을 3천원에 팔았으니 수박(선물)매매에서
1천5백원 이익이다.
그 결과 5백원의 이익이 떨어지는 것이다.
꼭 수박(선물)의 저평가폭만큼 무위험 수익을 얻은 셈이다.
참외는 현물(KOSPI 200), 수박은 선물에 해당한다.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선물가격은 현물보다 단기금리만큼 높아야 한다.
선물거래는 미래시점에 결제되기 때문이다.
현물가격에 단기금리를 더한 값을 "이론가격"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선물가격이 이론가격보다 낮다면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해
둔다.
이같은 매매를 전문용어로 매도차익거래라고 부른다.
만기일엔 현물가격으로 정산되므로 언젠가는 저평가상태가 사라진다.
이때 현물을 매수하고 선물을 매도하면 무위험수익이 실현된다.
이 매매는 매도차익거래청산이다.
이와는 반대로 선물이 고평가된 경우는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 선물매도)가
나타난다.
물론 고평가가 해소되는 시점에서 매수차익거래청산(현물매도, 선물매수)이
이뤄진다.
이처럼 매도차익거래 또는 매수차익거래청산이 일어나면 현물주가는
하락하고 매수차익거래 또는 매도차익거래청산이 실행되면 주가는 오른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선물의 저평가 또는 고평가 여부를 항상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물론 저평가상태나 고평가상태의 해소여부도 관찰해야 한다.
그런데 이같은 차익거래는 컴퓨터에 의해 순식간에 자동적으로 실행된다.
차익거래를 "프로그램매매"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익거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물바스켓이라는 개념도 꼭 알아둬야 한다.
이는 차익거래를 위해 샀다 팔았다 하는 주식군이다.
KOSPI 200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잡을 수 있는 주식의 집합이다.
때문에 주로 한전 포철 등 싯가총액이 높은 종목들이 편입된다.
선물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선물시장을 알면 향후 장세를 가늠할수 있다.
가령 선물이 저평가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치자.
이는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선물을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즉 팔려는 사람은 많고 사려는 사람은 없다보니 선물가격이 자꾸 낮아지고
결국 이론가격 밑으로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실례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던 지난 4, 5월 두달동안 선물시장에서 98년
6월물은 저평가 상태를 면치못했다.
반대로 선물이 고평가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던 지난 1, 2월에는 선물가격이 고평가상태를
지속했다.
선물이 저평가상태에서 고평가상태로 얼굴을 바꾸거나 그 반대의 경우
현물시장의 장세전환을 시사하는 경우가 많다.
현물시장에 대한 선물의 선행기능이다.
선물 지식을 익히는 것은 전쟁에 나가는 병사가 총을 정성껏 손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가 그래서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