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펀드는 투신사 펀드들에서 일정금액을 떼내 만드는 보험성 펀드다.

고객들의 펀드에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이를 해당회사 부도가 발생하기
직전의 가격으로 사주기 때문에 "부도 보험"으로 부를 수도 있다.

배드펀드 도입으로 투신사 고객들은 투자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에 부실채권이 대량으로 발생해도 배드펀드의 도움으로
적어도 원금까지 손해보는 사태는 당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신탁상품은 실적배당형 상품이어서 투자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배드펀드는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있다.

각 투자자들이 부도발생에 따른 위험을 조금씩 나눠갖는 형태인 셈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어가 보면 투자자들 중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으로 나뉘어 진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에 부실채권이 많은 투자자들의 경우는 피해를 크게
줄일 수있는 반면 건전한 채권으로 구성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부실채권이 모든 펀드에 골고루 편입돼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똑같은 자동차 보험료를 내고도 보험금을 많이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의 타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투신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을 평균적으로 볼 때는 수익률이 다소 하락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동안은 펀드가 목표수익률을 크게 밑돌 경우 투신사들이 회사돈을
활용하는 고유계정을 통해 신탁계정의 부실자산을 인수해왔지만 앞으로는
배드펀드로 이를 넘기게 되기 때문이다.

금감위가 이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도 이같은 관습을 타파해 투신사들의
경영을 정상화하자는 것이 주요배경을 이뤘다.

투신사들에 자체적인 위험관리체계를 구축해주고 더 이상의 고유계정
피폐화는 막아보자는 것이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