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락과 춤사위가 프랑스 여름 밤을 수놓는다.

월드컵 축제가 끝나는 다음날인 7월13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지
아비뇽에서 우리의 전통예술 한마당이 펼쳐진다.

올해 52회째인 "아비뇽 축제"(7월10일~8월2일)에서 "한국의 밤"특별행사가
열리는것.

아비뇽축제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창작중심의 공연예술축제.

해마다 50여만명이 관람하는 유럽 최대규모의 "공연시장"이다.

우리나라가 공식 초청되기는 이번이 처음.

아시아지역에선 일본과 인도에 이어 세번째며 대만과 함께 초청됐다.

공연예술계의 "붉은 악마" 54명이 꾸밀 무대는 아비뇽의 부르봉 절벽극장.

우리 예술가들은 이 무대에서 매일밤 9시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우리민족
예술의 "힘과 아름다움"을 전한다.

3부로 진행될 공연은 전통과 현대 한국예술을 아우를수 있게 기획됐다.

첫 무대의 주제는 "정중동".

강태환의 색스폰과 육태안의 전통무예로 시작, 청송곡 수룡음 수제천 가곡
춘앵전 등 국립국악원의 정악을 소개한다.

이어 김명자의 살풀이춤, 진유림의 입춤, 기악반주단의 시나위합주가
선보이며 이매방의 승무로 90분을 마무리한다.

2부는 "여백"의 시간.

1시간가량 전통다과와 음식을 제공, "우리의 맛"을 선보인다.

1백분간 전개될 3부의 주제는 "품위있는 자유로움".

김대환의 북과 이혜경의 현대적 몸짓으로 막을 올리면 남정호의 현대
무용이 전통과 전통사이의 다리를 놓는다.

이어 안숙선의 판소리 춘향가, 김덕수패의 사물놀이와 판굿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집어삼킨다.

절벽극장 입구도 온통 한국적으로 꾸민다.

설치미술가인 김언경 김정식이 솟대 장승 연 등 전통조형물을 설치,
관객들이 한국적 분위기에 젖어들수있도록 할 예정이다.

본행사전 "사물놀이 퍼레이드"를 펼치며 유토피아영화관(7월12일~27일)에서
는 우리영화 10여편이 상영된다.

이 행사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강준혁씨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
정통문화예술의 "상품화"를 활성화 시킬수 있을 것"이라며 "국악원의 정악
(밀라노 전통예술제), 사물놀이, 판소리(상파울로 무대예술축제)팀의
해외공연을 초청받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한국의 밤 행사의 우리측 부담금은 3억원.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2억원, 삼성문화재단이 1억원을 후원한다.

3673-4591.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