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

페인 스튜어트가 16번홀(파5-6백9야드)티샷을 할때 2개조 앞서 플레이한
리 잰슨은 클럽하우스에 있었다.

잰슨은 4라운드합계 이븐파 2백80타로 경기를 마친 상황.

당시 스튜어트도 이븐파를 기록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스튜어트에 달려 있었다.

나머지 3홀에서 파플레이를 하면 연장전이고 버디면 우승 그리고 보기라도
하면 역전패.

문제는 올림픽클럽(파70-6천7백79야드)이라는 악명 높은 코스에 있었다.

세계 최고프로들중 아무도 72홀합계 언더파가 없다는 사실은 나머지
3홀에서도 버디 보다 보기의 우려가 많다는 의미.

스튜어트는 결국 지키는 골프를 쳐야했으나 그 지키는 골프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스튜어트는 바로 파5홀인 16번홀에서 무너졌다.

서드샷 벙커행으로 4온2퍼트 보기.이 홀 보기는 사실 서드샷이 잘못된게
아니라 티샷미스가 출발점이었다.

그의 3번우드 티샷이 오른쪽 러프로 흐른 것이고 올림픽에서의 법칙대로
보기로 이어진 것.

페어웨이 폭 30야드의 코스세팅은 아무리 클럽을 바꿔도 러프를 피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

98US오픈 최종일 잰슨은 버디4, 보기2개로 2언더파 68타를 쳤다.

스튜어트는 4오버파 74타.

전날까지 잰슨과 스튜어트의 5타차는 이렇게 뒤집어졌다.

잰슨은 3라운드까지 보기-더블보기-더블보기로 5오버파를 쳤던 17번홀
(파4-4백68야드)을 파로 막은 것이 승인이었다.

93년US오픈에 이어 두번째로 메이저정상에 오른 잰슨은 무려 53만5천달러
(약 7억4천4백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결국 역사는 계속된다.

올림픽에서 4번째인 이번대회역시 3라운드선두는 역전패했다.

그리고 93년 벌투스롤GC US오픈에서와 같이 잰슨은 우승이고 스튜어트는
2위였다.

또 4년연속 마지막날 마지막조에서 우승경쟁을 벌였던 톰 레이먼도 다시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승을 노릴수록 US오픈 페어웨이는 단 몇인치 폭으로 보인다는게 그의
중압감을 상징한다.

이는 큰대회일수록 인간의 나약함은 변함없이 드러나고 우선적으로
코스성격이 플레이를 좌우한다는 의미.

<>우즈의 인생과제

장타는 페어웨이를 키프해야 장타로서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번코스의 페어웨이는 경사진 곳이 대부분.

장타를 쳐 볼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려도 굴러서 러프에 빠지니 도대체
드라이버를 잡을 수 없었던 것.

이에따라 전적에 나타나듯 공동 5위권이내 랭크된 선수들은 공히
중타자들이고 타이거 우즈나 존 데일리 어니 엘스 프레드 커플스 등
장타자들은 모두 중위권이하였다.

우즈로서는 US오픈 타이프의 코스연구가 그의 인생과제인 셈.

<>갤러리의 영향

우승후보중 한명이었던 콜린 몽고메리(영국)는 갤러리들의 끊임없는 야유에
시달렸다.

파3홀에서는 "드라이버를 잡지 그래"라는 소리가 들렸고 티샷을 하면
"벙커에나 빠져라"는 야유가 나왔다.

그것은 몽고메리가 지난해 라이더컵 우승주역이라는 것과 언제나 거침없이
말을 하는 그의 직선적 성격에 기인했다.

몽고메리는 첫날 70타를 쳤으나 그이후 10오버파를 쳤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