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했던 현대 정주영명예회장 일가가 23일 돌아옴에 따라 그동안 겉돌았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논의가 빨라질 전망이다.

재계는 현대측이 "결심"을 굳힐 경우 빠르면 주말께 3개 그룹간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등은 지난주말께 구조조정담당
부사장급이 함께 만나 빅딜 성사를 위한 협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정부가 빅딜성사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어 어떤 형식으로든
빅딜을 이뤄야 한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기업을 주고 받을지,어떤 형식으로 빅딜을 성사시킬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총수들이 빅딜에 원칙적인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전문
경영인들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며 "이제까지 3개그룹간의 논의는
실무선에서 빅딜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검토해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의 경우 책임있는 오너들이 방북 중이었던 관계로 그동안 결정을
미룰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빅딜이 되든 안되든 이번
주중으로는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빅딜을 주문한 이상 그룹들도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 "현대와 LG의 경우는 각각 독자적인
빅딜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정 명예회장이 전혀 새로운 빅딜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의 경우도 외자유치를 추진중인 LG반도체 외에 다른 계열사를 빅딜 대상
으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어쨌든 빅딜의 성격상 이들 3개 그룹총수가 어떤 형식으로든 만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감독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상위그룹의 빅딜을 압박하고
있어 이 회동은 빠르면 주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