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봇물 터지듯 악재가 한꺼번에 KBS를 몰아치고 있다.

지지부진한 부사장 선임문제로 이미지를 구기더니 "일요스페셜"의 수달
조작 파문으로 직격탄을 맞아 공영방송의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

게다가 개혁특별팀이 제작한 "이제는 말한다"는 내부 진통끝에 방송조차
하지 못한 실정.

결국 불똥은 시청률로 튀었다.

지난주 주간 시청률에서 1TV스포츠뉴스 하나만 10위안에 들었을뿐이다.

특히"KBS 9시뉴스"가 3년만에 "MBC 뉴스데스크"에 역전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KBS측은 일일연속극 경쟁에서의 열세와 월드컵 중계가 없는 1TV의 채널
선호도 약화가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한시적인 상황이며 곧 회복할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방송계에선 KBS에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심상치않게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KBS제작진들의 사기저하.

이석우 TV1국장은 "개혁 프로그램의 불방과 수달 파문 등으로 PD들이 매우
침통한 분위기"라고 밝혔다.

여기에 2TV의 광고수주율이 최근 40%대로 추락, 경영압박까지 받고 있다.

한편 KBS는 수달 파문과 관련, 22일 오후 특별인사위원회를 열고 사장을
비롯한 전임원의 감봉을 결정했다.

또 신동만 담당PD를 6개월 정직처분하는 등 제작 관련자 7명에 대해 정직
또는 감봉조치 했다.

이와함께 이석우 TV1국장을 심의평가실 심의위원으로, 이흥주 심의평가실장
을 인력개발센터 교수로 각각 인사조치했다.

장기오 드라마제작국장은 "시청료 인상과 2TV 광고 폐지로 완전 공영화를
이루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시청률과 공영성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