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정의 예인장소가 22일 밤 속초 인근 항구에서 동해항으로
갑자기 바뀐 배경을 두고 갖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23일 군 당국에 따르면 당초 북한 잠수정은 22일 자정께 속초 인근
기사문항 외곽으로 예인됐으나 갑자기 최종 예인장소가 동해항으로 변경됐다.

이로인해 잠수정에 대한 합신조의 조사도 12시간 가까이 지연돼 23일
오후에야 시작됐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22일 밤 "기사문항 주변에 암초가 많은데다
보안상의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합참 임종천 작전부장은 23일 "처음에는 잠수정이 60도 가량 기울어져
있는데다 당시 폭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어 침몰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항구로 예인하려 했다"며 그러나 "기사문항 주변에 암초가 많고 항구에
크레인도 없어 목적지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외에 기사문항이 북한과 가까운 곳에 있어 보안상의
문제가 있다는 점도 예인장소 변경의 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군 주변에서는 23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린 유엔사 북한군간 첫
장성급접촉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귀경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예인장소를 변경한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예인장소를 훨씬 남쪽으로 바꿈으로써 합신조의 조사를 12시간 가까이
지연시키려는 고도의 정치적 의도라는 시각이다.

만일 최초 예인장소로 갔을 경우 승조원과 잠수정에 대한 합동신문이
곧바로 시작돼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어쩔 수 없이 북한을 자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군의 한 관계자는 "예인장소를 바꾼데 대해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지말아 달라"고 주문한 뒤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