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를 쓰면서 난생처음으로 일간신문에 글을 쓸 기회를 갖게 되었다.

시작할 때는 글의 분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쓰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한달 가량이 지난후, 내 글을 읽었다는 친지의 전화를 받았다.

그때만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며칠전 한 환자분이 내가 쓴 글을 읽었다고
인사를 할 때는 가슴이 덜컹하였다.

혹시 허튼 소리나 쓰지 않았나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원고를 다시 보게
되었다.

오늘날 매스컴의 위력은 대단하다.

내가 종사하는 분야의 예를들면 언론에 의료관계의 보도가 나면 다음날에는
그 보도와 직접 관계가 있는 교수에게 환자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것을 보게
된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문에 의료관계 기사가
과거와 비교하여 증가한 느낌이다.

일반인에게 홍보가 정말 필요한 내용이 적절히 소개되는 예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전달되는 정보가 사실과 조금 어긋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발견된 듯한 과장된 보도로 인하여 난치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갖게 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의료에 관한 기사라면 어느정도 판단을 할 수 있지만, 다른 분야에
관한 보도는 언론을 그냥 믿는다.

요즈음 월드컵 열기가 가득하다.

신문에서 축구감독이 잘못해서 게임에 졌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가 함께
감독의 작전이나 용병술을 비난하다가도, 우리 선수들의 어려운 여건에 대한
해설과 그들에게 너무 부담감을 주지 말자는 보도가 나오면 선수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IMF체제 이후에 너무나 세상이 급변하는 것을 느끼게 되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언론의 정확한 보도와 올바른 계도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게 느껴진다.

< khcho@plaza.snu.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