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명예회장이 금강산개발에서부터 자동차조립공장 건설에 이르기까지
여러분야에서 북한과 협력키로 합의함에 따라 현대의 대북사업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는 다음달초 실무진의 방북 때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안을 제시한다는
방침 아래 24일부터 세부계획 작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 자동차분야 합작사업 =부품을 북한에 보낸 뒤 현지에서 조립하는 CKD
(완성차해체수출)방식이 될 것같다.

CKD는 자동차의 모든 부품을 국내에서 수출해 수입국 현지에서 조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 공장설립 없이 자동차 조립에 필요한 라인 및 기술만
있으면 된다.

방북단의 일원으로 북경을 거쳐 귀국한 박세용 현대종합상사사장겸 현대상선
사장과 이익치 현대증권사장은 이와관련 "평양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북한의 기존 자동차공장을 활용하는 방안과 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함께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익치사장은 "북한에서 승용차를 조립생산해 일부는 현지에서 팔고 나머지
는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북한을 교두보로 삼아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경제사정등을 감안할 때 현대자동차의 북한내 CKD 사업 규모는
연산 수천대 수준으로 1만대를 넘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 차종은 액센트 쏘나타 등이 거론되고 있다.

<> 고선박 해체및 조선소 건설 =현대는 원산조선소에 도크를 파 북한과
합작으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원산외 진남포 등지에 조선소를 갖고 있으나 규모가 작아
상업용 선반건조가 불가능,대형 화물선 등의 건조가 가능한 도크를 짓기로
했다는 것.

원산조선소 확장은 지난 89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방북했을 당시에 이미
나왔던 얘기다.

현대가 구상하고있는 도크는 수리와 건조가 모두 가능한 20만t급이다.

고선박 해체사업은 별도의 도크없이도 가능한 사업이어서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

조선관련 사업에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정공등 3개 계열사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도크건설 과정에서의 토목공사, 접안시설공사 등은 현대건설이 맡게
된다.

현대정공이 거론되는 것은 지난 80년대초 선박해체사업을 담당했었기
때문이다.

현대는 북한에서 대형블럭을 만들어 남한에서 조립하는 형태의 아웃소싱도
검토하고 있다.

<> 철근공장 =고선박 해체사업과 연계해 추진키로 했다.

선박을 해체해서 철근의 중간재를 확보한다는 것.

연간 20만t규모의 고선박을 해체하면 8만t가량의 압연재가 나와 연간 7만t
규모의 철근을 생산할 수 있다고 인천제철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는 그러나 북한의 철근 수요가 많지안은 점을 감안, 초기에는 투자비가
적게 드는 단압공정을 채택한 뒤 수급상황을 봐가며 전기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인천제철 관계자는 "북한에는 3~4개의 철근공장이 있긴 하나 설비가 낡아
사용하기 어렵다"며 "단압설비를 들여놓을 경우 투자비는 1백억~2백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 철차사업 =지난 3월 첫 결실을 맺었던 철차사업도 확대키로 했다.

수리조선소와 마찬가지로 북측이 먼저 제안한 사업이다.

현대는 원산의 6.4화차공장에서 화차를 시험제작하면서 북한의 기술 수준을
점검한 결과 "만족할 만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양산을 위해 50량을 추가 계약한데 이어 50량을 더 계약하기 위해 세부절차
를 밟고 있다.

현대는 앞으로 화차 양산을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 원산공장을 현대화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에서 생산한 화차를 러시아등지로 수출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 현대의 대북사업 ]

<>.금강산개발및 관광 : 89.1 금강산 남북공동개발 의정서
98.6 금강산 관광개발 합의
(금강개발 현대상선 현대건설)

<>.자동차 조립공장 : 98.6 현대자동차 조립공장 건설 합의
(현대자동차)

<>.화차임가공 : 96.7 샘플차량 제작합의
98.3.5 완성화차 인천 입항
현재 화차 50량 계약 추진중
(현대정공)

<>.고선박 해체사업 : 96.3 의향서 전달
97.7 사업추진 의향서 체결
(현대정공 인천제철)

<>.수리조선 : 97.7 사업추진 의향서 체결
(현대미포조선)

<>.철근공장 : 연산 7만t
(인천제철)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