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뮤추얼펀드업계에 때아닌 "고객정보 시스템" 구축 경쟁이 뜨겁다.

아시아 경제위기로 해외에 나가 있던 투자자금들이 미국으로 속속 들어오자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이 대규모 고객정보시스템을 잇따라
만들고 있다.

"정보가 곧 돈"이라는 말이 뮤추얼펀드계의 금과옥조가 됐다.

미국에서는 5-6년전부터 백화점이나 은행, 카드회사, 항공사 등 고객관리가
생명처럼 여겨지는 업종들을 중심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고객정보시스템
구축바람이 일었다.

하지만 뮤추얼펀드업계에는 이 바람이 불지 않았다.

그러다가 작년말 아시아외환위기가 본격화되자 펀드업계에도 고객정보시스템
이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해외로 나간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에서였다.

선두주자는 스트롱캐피털매니지먼트사(SCM).

이 뮤추얼펀드회사는 지난해말 투자자들에 대한 정보를 컴퓨터에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SCM은 지난 6개월간 기존 고객 뿐아니라 돈 많은 예비 고객들의 자본규모나
투자성향, 자금이동 현황 등 수집할수 있는 정보는 모두 정보시스템에 집어
넣었다.

이 뮤추얼펀드업체는 이 시스템으로 이탈조짐을 보이는 고객들을 다시 잡는
것은 물론 새로운 투자자들도 대거 유치하고 있다.

SCM이 선견지명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관련
업체들도 잇따라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인베스코(INVESCO)나 스쿠더캠퍼인베스먼트(SCI),
T.로베프라이스어소시에이트 등 다른 뮤추얼 펀드업체들도 최근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뮤추얼펀드업계가 고객정보시스템을 만들어 성과를 올리고는 있지만 한편
에서는 이에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고객 정보가 디스켓이나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사고 팔리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미 정부는 뮤추얼펀드들이 모은 투자자들의 정보가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법 정비와 단속에 나서고 있다.

< 박수진 기자.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