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천사(에인절), 그리고 축제"

벤처산업의 황금빛 열매는 무엇에 의해 영글어지는가.

이같은 물음에는 여러가지 답이 있을 수 있다.

벤처캐피털 테크노파크 벤처빌딩..

그러나 지금 "벤처 코리아"를 위해 시급한 것은 잠자는 대학을 깨우는
일이란 지적이 많다.

다시 말해 에인절(개인투자자)을 벤처로 유인하고 벤처 축제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예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김대중대통령이 6월 미국 방문기간중 찾았던 스탠퍼드대.

이 대학이 없었다면 제리 양(야후 사장)이 벤처비즈니스로 뜨기 어려웠을
것이고 실리콘밸리도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탠퍼드는 미국내 손꼽히는 특허(신기술) 보유기관이고 교수를 비롯한
스탠퍼드 고급두뇌들의 창업건수는 1천건을 넘을 정도로 기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강창희 과학기술부장관등 과학기술 관계자들이 가끔 탐방하는 "보스턴루트
128" 지역의 MIT대.

이 대학의 신기술 창업 성공사례 역시 80년대 이후 2천~3천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교수 창업과 같은 양질의 창업이 교내외적으로 격려받고 대접받는 풍토에
의해 대학이 벤처창업의 보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그동안 대학과 교수들은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했고 교과과정은 현실과
괴리돼 있었다.

학생들은 안전성 위주의 직업관 교육을 받으며 취업에만 매달렸다.

다행히 최근들어 벤처를 향한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대학에서 일고 있다.

정부 지원에 의해 대학에 벤처기업 보육을 위한 창업지원센터가 속속 개설,
올들어서만 10개이상 늘어나 현재 40여개나 되고 연말까지 70여개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대학(원)생 창업을 위한 투.융자 자금으로
2백30억원을 배정, 예비 기업가를 찾고 있다.

현재 90여개인 대학 벤처동아리도 정부의 자금지원에 힘입어 연말까지
1백5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25,26일 이틀간 서울대에서 전국대학생벤처창업박람회가 열려
벤처무드가 비로소 캠퍼스에 본격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축제 형태로 치러질 이 박람회는 사실상 최초의 "상아탑 벤처 출정식"이랄수
있다.

스탠퍼드 MIT 등에서 오래전부터 열리고 있는 창업축제 행사가 우리나라
에서도 시작된 셈이다.

대학 실험실의 벤처창업 전초기지화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창업 무드형성과 아이템(기술) 발굴, 그 다음은 자금이다.

바로 에인절 자본이다.

미국의 경우 에인절이 벤처기업을 키운다고 할 정도로 그 역할이 막중하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96년10월 새로운 에인절 네트워크(ACE-Net) 도입을
직접 발표할 정도로 에인절을 중시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연간 수십만명의 에인절이 총 3백억달러를 벤처산업에 쏟고
있다.

개인자본가의 총 투자액이 벤처캐피털의 3배이상 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에인절 클럽이 생기기 시작해 현재까지 10여개가
결성됐고 이중 6~7개가 벤처투자를 실행하고 있다.

에인절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정보와 투자기법 등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에인절 클럽간의 네트워크를 결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에인절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선진국의 입법례를 참고해 에인절투자촉진법을 제정할 필요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대학생 벤처창업박람회 행사일정 ]

<> 25일(목) <>

<>.세미나(벤처기업 육성정책방향과 대학의 역할)(오후1시30분~3시)
<>.벤처기업성공사례 발표(로커스 김형순 사장)(오후4시~5시)
<>.강연회(캐릭터및 애니메이션산업의 현황과 미래, 강우현)(오후5시~6시)
<>.마이크로로봇 축구대회(오후5시~6시)

<> 26일(금) <>

<>.바이오벤처마트(오후1시~5시)
<>.대학생창업사례 발표(모주 김상조 사장, 웹콜 김태엽 사장)
(오후4시~5시)
<>.우수창업동아리활동 발표(오후5시~6시)
<>.애니메이션 작품 상영(오후2시~4시)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