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주된 활동무대는 역시 정보통신분야다.

그만큼 사업영역이 넓고 발전가능성도 무한하기 때문이다.

벤처창업가들의 꿈이 정보통신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벤처기업협회의 통계자료를 보면 이같은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 협회에 등록된 6백50개 벤처기업중 정보통신분야에 4백10개사가 포진하고
있어 전체의 63.1%에 이른다.

특히 소프트웨어(SW)업체와 통신관련 업체가 각각 26.9%와 22.7%를 차지하고
있다.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컴퓨터관련 업체도 13.5%나 된다.

이들 정보통신분야 벤처기업은 대개 탄탄한 영업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통신관련 벤처기업들의 연간 매출액이 평균 1백20억원 수준에 이르고 컴퓨터
업체가 약 50억원, SW업체가 40억원선에 달한다.

그동안의 깊은 불황에도 최근 2~3년간 이들 기업의 연평균 매출액증가율은
30%를 웃돌았을 정도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벤처의 천국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벤처캐피털이 정보통신쪽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회사인 캐피털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4분기중 미국
벤처캐피털회사가 정보기술(IT) 분야에 투자키로 계약한 건수는 2백24건.

계약금액은 15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전체 벤처캐피털투자액의 60%에 해당하는 것이다.

벤처자금이 정보통신에 몰리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미국이 사상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기록하며 세계1위의 경쟁력을 회복한
것도 이같은 정보기술분야의 벤처가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비즈니스위크와 사이버네이션 등의 경제전문잡지들은 "미국경제가 지난
6년간 경기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정보통신서비스, 컴퓨터및 소프트웨어
등 하이테크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고도성장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정보통신분야에서 벤처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벤처기업협회에 등록된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의 자본금은 많아야 10억원을
넘지 않는다.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공장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만 있으면 가능하다.

또 정보통신분야는 기술변화속도가 너무 빠르다.

대기업들은 조직특성상 시장수요의 변화를 따라 잡기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벤처기업을 일으켜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 넓다는
얘기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일상생활
의 모든 분야로 응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광범위한 사업영역에 비해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만큼 몸집이 작은 벤처
기업들이 기술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수월한 것이다.

벤처사업가의 대명사로 꼽히는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은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정보통신산업의 특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보시스템이 유기체의 신경체계처럼 잘 조직된 디지털신경망(DNS)을
구축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게 강연의 요지였다.

특히 그는 "DNS는 PC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PC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
정보처리속도가 매년 2배이상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술발전에 힘입어 컴퓨터와 관련 SW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
하며 이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는 얼마든지 창출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나라의 정보화수준은 낮은 편이다.

선진국에 대한 정보.통신기기의 기술격차도 3~4년에 달한다는게
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분석이다.

지난 96년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정보통신산업의
비중은 8.8%에 그치는 실정이다.

그만큼 이 분야에서의 사업기회가 많고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도 있다.

또 그동안 정보통신분야에서 벤처창업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개척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디지털경제가 진전되면서 이와 관련한 벤처기업의 활동영역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고 매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새로운 디지털 산업이 얼마든지 등장하게 돼있는 것이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술변화가 빠른 정보통신분야에서
경쟁력있는 상품을 개발해 낼 수 있는 여지는 많다"며 "인터넷이나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이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 손희식 기자 hssoh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