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준석 중소기업청장은 요즘 지방출장이 부쩍 잦아졌다.

대학생 벤처로드쇼가 열리는 날이면 특별한 정책회의가 없는 한 지방
대학이라도 직접 내려가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추 청장은 "벤처산업 육성의 성패는 대학에 달려있다"며 "대학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이 벤처산업을 위해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대학은 장래 벤처산업의 주역이 될 우수한 인력이 양성되는 곳입니다.

석.박사급 인력의 77%가 운집돼있습니다.

벤처산업이 성공적으로 발전한 미국의 벤처를 상징하는 서부의
실리콘밸리나 동부의 보스턴루트는 스탠퍼드대학과 MIT대학 등에서
출발했습니다.

한국의 대학들도 스스로 앞장서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교수들도 벤처창업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대학생들의 벤처창업을 돕기 위해 정부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우선 전국대학을 순회하면서 벤처로드쇼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벤처에 많은 관심을 갖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지요.

또 대학생창업동아리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창업 연습이라 할 수 있는 창업경진대회도 작년에 이어 매년 개최, 우수한
창업계획을 세운 학생들에게는 시상도 하고 창업할 경우 자금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전국에 40여개인 창업보육센터를 앞으로 5년간 1백여개로 늘려 학생들이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대학을 벤처기지화 하기 위한 장.단기과제가 있습니까.

"교육부와 협의해 대학이나 교수들의 평가항목에 벤처기업 창업실적을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 벤처창업에 걸림돌인 각종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아래 대학내에
사업자등록이나 공장등록이 가능토록 하고 벤처기업 창업자에게도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교수들의 벤처기업 참여를 위한 휴직이나 겸직제도가 적극 활용되도록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중입니다"

-대학생 벤처 창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는데요.

"일반기업보다 위험성이 높은 벤처기업을 사회경험이 없는 대학생이
어떻게 창업하겠느냐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반드시 창업을 하라는게 아닙니다.

여건이 되면 창업을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벤처기업이나 연구소에
취직, 경험을 쌓되 벤처기업 창업의 꿈을 간직하라는 것입니다.

대학에 대한 벤처정책은 궁극적으로 젊고 패기있는 대학생들이
벤처기업으로 진출을 확대하도록 유도하자는 것입니다"

-대학생들에게 들려주실 얘기가 있다면.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때에 젊고 야심찬 젊은이들이 벤처기업으로
진출하는 것은 21세기 우리나라 경제의 장래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취직이 어려우니까 창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위험합니다.

벤처기업의 창업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해도 철저한 사전준비와 경험이
없으면 성공률이 지극히 낮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철저한 준비가 중요합니다.

창업동아리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제는 대학생들도 대기업 선호사상을 버려야합니다.

중소.벤처기업에 적극 진출, 개인적으로는 창업의 꿈을 앞당기고
국가적으로는 벤처기업을 근간으로 한 21세기형 선진 산업구조로의 개편에
초석을 마련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