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창업의 가장 큰 무기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다.

시장성이 결여된 아이디어가 많긴하다.

경험이 부족해서다.

하지만 기존 틀을 깨고 나온 신선한 아이템이 대부분이다.

신시장 개척에 적합하다는 얘기다.

세계처음으로 내놓는 아이템이라고 자신하는 학생들도 많다.

올들어 주요 대학들이 개최한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아이템들은 대학생 창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영석씨(산업공학과)가 제안한 분리형 전자수첩은
연애정보 사업과 연계한 아이디어상품.

남성용과 여성용을 짝으로 만들어 평소에는 각기 소지하고 사용하다가
만날때 결합, 하나의 제품으로 작동시킨다.

식사 장소에서부터 여행 등 만남에 대한 정보를 전자수첩에 저장한다.

이를 PC에 연결, 인터넷을 통해 사업자에 제공하면 볼만한 영화나
연극정보를 얻고 생일이 되면 선물을 싸게 살 수 있는 매장도 추천받는다.

둘이 만나는 패턴이나 사주 등의 정보를 토대로 연애 카운셀링까지 받을 수
있다.

영남대 김기철씨(벤처동아리 회장)는 칠판형태의 화이트보드 대신 벽지처럼
붙여 사용할 수 있는 스티커형 화이트보드를 제안, 눈길을 끈다.

운반과 설치가 편리한 이 보드는 벽에다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유아를 둔
부모들에게 귀가 솔깃할 만한 상품이다.

인하대 배용규씨(기계.전자공학과)는 사람이 올라서면 이를 감지,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자동운행장치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전력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남대 이제수씨(건축공학과)는 겨울철 스포츠로 각광 받는 스노 보드에
회전기능을 넣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스포츠업계가 군침을 흘릴만한 아이템으로 스릴을 즐기는 사람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제작된 스노보드는 회전반경이 크고 앞 뒤 어느 쪽으로도 넘어질 수
있어 부상위험이 적다는게 이씨의 설명.

회전판은 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하고 베어링대신 다이킨 불소계수지물을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개발내용까지 제시하고 있다.

부경대 전양배씨(기계공학과)의 반자동 핵형분석시스템은 생명공학 연구자나
관련분야 의사들이 반길 만한 아이디어상품.

동.식물의 핵형을 수작업보다 10배정도 빨리 분석하고 그 결과를 DB로
구축하는 것.

고화질의 화상획득 알고리즘을 적용, 실제 현미경 영상과 같은 화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씨는 설명했다.

이 장치는 성인 및 태아의 유전질환 진단에 쓸 수 있고 질병과 핵형간의
상호연관성을 검증할 수도 있다고.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