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선2기 행정1부시장에 전문경영인인 이필곤 삼성 중국본사회장이
임명돼 화제가 되고 있다.

고건 당선자가 이 회장을 시 부시장에 전격 발탁한 것은 시행정에 민간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불어넣겠다는 강력한 의지표명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으로 내정된 이 회장은 대표적 전문경영인으로
"골수삼성맨".

서울 출생인 이 부시장내정자는 지난 65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삼성그룹 공채6기로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중공업과 제일제당을 거쳐 81년 삼성물산 전무로 복귀했다.

그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삼성물산회장, 중앙일보 사장, 삼성신용카드
회장, 삼성 21세기기획단 회장, 삼성자동차 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97년1월이후부터는 삼성 중국본사회장직을 수행해왔다.

특히 삼성물산이 경영난관에 봉착해있던 80년대 중반에 사장으로 취임,
경영혁신을 통해 이 회사를 연 3년간 종합상사 매출1위의 기업체로 다져
놓기도 했다.

그의 업적으로는 "팀제"를 국내대기업으로선 처음 도입한 것이 꼽힌다.

이 실험은 당시 동맥경화현상으로 일컬어지던 대기업증후군을 개선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또 각 영업부서에 자본금을 할당, 적자부서는 스스로 사업을 정리하도록
하는 "사내자본금제"를 파격적으로 도입한 것도 그의 업적이다.

"개인보다 조직"이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부하에게 많은 권한을 주되 책임은 철저히 묻는 스타일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고 시장당선자가 이회장을 발탁한 것도 이러한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거대한 공룡조직에 비유되는 비효율적인 시조직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구조조정추세에 맞춰 올 한햇동안 2천여명의 직원을 줄이는 조직 군살빼기
작업을 강도높게 추진할 적임자라는 얘기다.

이 부시장내정자는 남이 권하는 술을 마다않는 두주불사형이지만 아무리
마셔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평.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이대원 삼성자동차부회장과 같은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삼성 공채 6기 시대를 연 주역.

밖으로는 정.관.재계인사들과 두루 교분을 쌓을 정도로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민간기업경영자 출신인 그가 민간기업의 경영마인드를 서울시 행정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혈할지 관심거리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