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1백35만5천배럴의 추가 감산에 합의함에
따라 향후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감산규모가 지난 3월 감산치(1백24만5천배럴)와 비OPEC국
감산량을 합할 경우 3백10만배럴에 달해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감산 조치에도 불구하고 단기간내에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르면 올 하반기쯤 유가가 서부텍사스중질유
(WTI)기준으로 배럴당 16~18달러 선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시장 예측기관인 카메론 하노버사의 애널리스트 피터 베우텔은
"앞으로 3개월정도 지나면 유가가 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라며 "그때쯤
배럴당 18달러선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레스베일인터내셔널사의 시장분석가인 톰 벤츠는 "단기적인 유가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 4.4분기부터 유가가 배럴당 16달러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브리티시피트롤리엄사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피터 데이비스도
이번 감산규모는 유가회복을 위해 충분한 양이라며 올 3.4분기부터
서서히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측도 이들 전문가들과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릴와누 루크만 OPEC사무총장은 "이번 감산으로 내달 1일부터 OPEC의 일일
산유량이 2천6백50만배럴로 줄어들며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예상한
하루 OPEC석유 수요량 2천6백90만배럴를 밑돈다"며 "감산규모가 유가회복에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연말쯤이면 유가가 배럴당 16~17달러선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전망은 OPEC회원국의
"약속이행"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원국들이 그동안 여러차례 감산약속을 어긴 바 있어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역시"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아시아 경제위기 심화와 이라크 석유수출 재개 가능성도
애써 만들어낸 감산 합의를 물거품으로 만들 악재로 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의 이같은 전망을 반영하듯 감산발표에도 불구하고 세계
석유가격 움직임은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물론 감산규모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않아 시장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긴 하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물은 7센트 하락한 배럴당
14.60달러에 거래됐다.

런던시장에서도 브렌트 8월물이 31센트 떨어진 배럴당 13.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