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워싱턴대 박윤식 교수는 25일 "기업과 은행 종금사 등이
안고 있는 외채는 정부가 지급보증할 수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IBRD)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국제금융전문가인 그는
이날 자유기업센터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민간이 진 빚은 빌려준
채권은행에도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부는 민간외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국제금융에 무지하고 협상력이 부족한 정부가 서두르는
바람에 최악의 조건으로 차관을 받았다"며 "IBRD 역사상 이자외에 2차에
걸친 수수료를 떼인 국가는 한국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외환위기 때 차라리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게 나았을 것"이라며
"그랬으면 외국 금융기관들이 IMF에 가혹한 구조조정책을 실시하지
말라고 오히려 부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IMF 처방에 대해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가 심각하지
않은 우리 경제현실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재협상을
벌여 재정적자확대 이자율인하 등을 통해 경기부양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조조정 우선순위와 관련,공무원감원 등으로 정부부문을
우선 개혁하고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끝내면 기업구조조정은 자연히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영설 기자 yskw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