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네덜란드전에서 상처입은 자존심을 되살린 한판이었다.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25일 23시(한국시간)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
경기장에서 열린 "98프랑스월드컵축구대회 E조예선 벨기에와의 마지막 3차전
에서 "1승"의 숙원을 풀지는 못했지만 투혼을 발휘하며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과 벨기에는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막다른 길목에서
만나 사력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부상선수가 속출하는 가운데 강인한 정신력으로
전후반 90여분동안 벨기에를 압도했다.

이임생은 머리에 피가 나 붕대를 감고 경기에 임했으며 김태영 이상헌
등도 다리 부상을 무릅쓰고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대표팀은 전반 6분 벨기에 골게터 뤼크 닐리스에게 첫골을 허용해
수세에 몰렸지만 바로 전열을 가다듬고 벨기에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 몇차례 찬스를 맞았으나 벨기에의 업사이드 함정에 번번이 걸리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전 들어서 노장들로 짜여진 벨기에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26분
하석주의 프리킥을 받은 유상철이 벨기에 수비수 2명을 뚫고 미끄러지면서
오른발로 통쾌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최용수가 2차례의 헤딩 슛 찬스와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기회를
맞으며 역전승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무위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장에는 붉은 악마 응원단 등이 한국 팀과 호랑이 무늬가 새겨진
대형 걸개그림을 들고 나와 열렬한 응원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와 멕시코는 2대2로 비기면서 두팀 다 1승2무를 기록, 골득실차에
앞선 네덜란드가 조 1위로, 멕시코가 2위로 16강전에 진출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