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6일 재정경제.산업자원.노동부로부터 국정과제 추진
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은행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기업과 금융부문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각부처가 규제철폐와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이날 점검회의는 예상과 달리 "아버지가 자식들
에게 타이르는 듯한 분위기였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각부처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간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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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경부 ]

모든 부처가 고생하지만 비중을 놓고 볼때 재경부의 수고가 가장 많다.

취임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대처했으며 투자유치도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전망이 보인다.

기업인들도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기업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물가 환율 이자가 안정되고 있지만 아직도 태산이 가로막고 있다.

우선 외국자본의 투자유치가 미흡하다.

방미성과의 활용방법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엔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라.

재경부가 은행의 협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은행이 해도해도 너무한다.

어떤 은행에서는 중소기업인에게 30억원을 대출했다가 3일만에 회수했다.

은행이 정부에 협력하면 이익을 보도록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라.

재정적자를 확대해서라도 과감하게 중소기업을 지원해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에서 대기업 계열사간의 내부거래를 조사하고 있는데 그 결과를
봐서 대기업의 체질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하라.

전경련도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재계와 동지적 입장에서 협력하라.

재경부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개정하라.

올해 정부규제가 50%이상 철폐돼야 개혁에 성공한다.

30%선이던 콜 금리가 15%선으로 안정세를 이루고 있다.

너무 급하게 내리는 것도 곤란하지만 12%선까지 콜 금리를 내리도록
노력하라.

세제개편도 추진하라.

부실기업 소유자가 돈을 빼돌리는 것은 사기이고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9월말까지 각종 개혁조치를 끝내야 한다.

금융 기업 공기업을 포함해서 9월말까지 구조조정을 끝내고 10월부터는
새로운 활력이 일어나도록 경제장관간담회에서 대책을 마련하라.

재경부장관은 경제정책조정권이 있으니 통합된 정책을 세워 대통령께
직언으로 건의하라.

[ 산자부 ]

중소기업청과 기협중앙회는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장관도 일선창구에 나가서 독려하라.

신용보증에 의한 대출이 50%에 이르지만 중소기업자체 신용에 의한 대출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섬유나 신발 등도 벤처산업으로 개발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라.

대구 섬유단지 지원을 강화하라.

당장은 어렵더라도 21세기에 대비해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올해 무역수지흑자를 4백억달러로 잡은 것은 놀라운 일이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투자포럼은 계약도 중요하지만 선전도 중요하다.

계속 투자자에게 연락해 성과를 높여라.

산자부장관은 매월 외국인 투자상담실적을 보고해달라.

한보와 기아문제는 산자부책임만 있는 것 아니지만 조속히 처리하라.

공기업 민영화도 적극 추진해 일부업체는 금년내 실현되도록 하라.

산하기관은 기획예산위와 협조해 과감히 팔건 팔고 통폐합할 건
통폐합하여 개혁하라.

모든 역량을 동원해 올해 경상수지흑자 4백50억달러를 달성하도록
노력하라.

[ 노동부 ]

노동계의 협력을 구하고 실업을 줄이는데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방미전후 제2기 노사정을 구성하고 예정된 파업을 성공적으로 막아
방미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

정부는 기업과 노동자가 대등한 입장에서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정립시키기 위해 중립적인 자세를 지켜야 한다.

55개 퇴출기업 근로자의 90%이상을 모기업에서 흡수하도록 해줘 고맙다.

노동자와 중산층을 위하는 데는 적자재정도 감수해야한다.

그러나 국민들사이에 정부의 실업대책이 효과적이라는 공감대 형성은 아직
부족하다.

장관이 실업대책을 할만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한다.

21세기는 노동자와 자본가의 시대가 아니고 인간의 두뇌와 지식 소프트
웨어의 시대이다.

우리나라에도 빌게이츠 같은 사람 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기업이 민간기업에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부당하게 반대하는 노동자의 각성이 필요하다.

연말을 전후해 실업자수가 1백70만명 전후로 예상되고 있는데 1백50만명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라.

외국인투자유치는 노사정위원회만 잘 굴러가면 성공한다.

성패가 노동부에 달렸으니 더욱 노력하라.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