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가스 통신분야에 컴퓨터 2000년 연도표기문제(Y2K.밀레니엄버그)
재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Y2K 대책마련이 늦어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총리실은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등과 함께 행정기관 및 금융 전력 가스
의료 통신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Y2K 대응실태 조사결과를 26일
이같이 밝혔다.

조사대상기관은 국세청 한국전력 한국통신 가스공사 포항제철 금융결제원
가스공사 등 11개 기관.

이번 조사에 참가한 한국전산원은 대부분의 기관이 뒤늦게 문제해결에
착수, 전산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전력의 경우 송.배전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전산원은 한전 전기공급자동화시스템(EMS)의 Y2K 문제로 전력공급을 중단
해야 하는 극악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사용량예측, 발전기가동.정지 계획 설정 등을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전은 외국 장비공급업체에 Y2K문제 발생 여부를 문의했으나 일부 설비는
아직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는 특히 생산인수기지와 공급관리소의 대응이 늦었다.

이는 곧바로 가스생산및 공급 차질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통신 교환기는 2000년을 "01"로 표기하거나 아예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두절현상은 없으나 통화량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제철은 그동안의 Y2K문제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장자동화설비
에 밀레니엄버그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비제어시스템(DCS/PLC)의 모니터화면이 작동되지 않는 문제를 이번
조사팀에서 새로 발견했다.

공장이 멈출 수도 있는 문제다.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관리시스템에도 밀레니엄버그가 들어 있었다.

2000년을 윤년으로 인식하지 못해 그해 2월 29일 출생자는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을 수 없게 된다.

국세청 전산시스템은 오는 2000년이후 세금 환급액 계산을 틀리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새로 드러난 문제점이다.

국세청은 지난해말 행정자치부의 실태조사 때에는 모두 해결했다고 보고
했었다.

금융분야에서는 다른 기관과 시스템을 연결할때 문제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행환공동망과 은행내부망 간의 연동시험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전산원 관계자는 "각 기관이 자체분석에서 알아내지 못한 문제점이
곳곳에서 발견됐다"면서 "모든 시스템에 대해 외국 전문가와 함께 전면
점검하면 더욱 큰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