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무 <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고혈압을 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약물치료다.

약물요법의 목표는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을 각각 1백40, 90mmHg로
낮추는 것이다.

본태성 고혈압 환자로부터 자주 받는 질문은 혈압약은 한번 사용하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데 약을 먹지 않는 방법은 없느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부분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의사가 결정한 것은 식사 및 운동요법 등
생활요법으로 혈압조절이 안되기 때문이다.

고혈압약은 영구히 혈압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혈압만 조절한다.

따라서 약물복용을 중지하거나 양을 줄여 먹으면 혈압이 다시 오르게 된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고혈압약의 장단점을 살펴보자.

이뇨강압제는 원래 이뇨제로 개발됐다가 적은 양을 쓰면 혈압이 떨어지는
효과가 인정돼 혈압약으로 쓰이고 있다.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 많이 사용되며 다른 약제와 같이 먹어도 효과가
좋고 노인 고혈압에 효과적이다.

1일1회 복용하며 값도 싸다.

일부는 혈당 혈중 요산이나 지질을 높이므로 이점만 주의하면 매우
유용하다.

베타교감신경차단제는 심장박동이 강하고 빠른 사람, 젊고 예민한 사람,
심장박동이 점증하거나 불규칙한 경증 고혈압 환자에게 좋다.

다만 천식 기관지수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알파교감신경차단제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데 부작용이 별로
없는 편이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알파.베타교감신경 동시차단제는 부작용이 적어 사용이 점차 늘고 있는데
가벼운 고혈압에 좋다.

칼슘길항제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천식이 있어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더러 부종 변비 소화장애 등의 경미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억제제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안지오텐신II의
합성을 억제하는데 강압효과가 우수하고 정신집중력이나 성기능을
저하시키지 않아 선호되고 있다.

마른 기침이 잘 생기는게 단점.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는 안지오텐신II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게
하는데 강압효과도 좋고 기침같은 부작용이 없다.

이런 약물을 적절히 선택해 치료하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간혹 효과가 입증안된 민간요법이나 한약을 복용하다 치료를 그르치는 일도
있는데 이것은 삼가야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