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인수은행들은 28일 오전 11시께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인수할 정리은행
을 통보받고 직원들에 대해 비상소집령을 발동했다.

이날 오후부터 일제히 전개된 인수작전은 금감위 은행감독원 인수은행직원
등 5천여명과 경찰병력 3만명 등 3만5천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단군이래 최대경제작전"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했다.

금감위는 조흥 상업 한일 제일 등의 검사역까지 긴급 소집해 인력을 보강
했다.

그러나 일부 정리은행 직원들의 저항이 의외로 거세 진입작전이 당초
시간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오전 11시께 대동은행 인수를 통보받고 본점과 대구
지역지점 직원을 중심으로 8백여명을 비상소집.

또 대구본부는 대구지역 직원 9백여명중 수십명을 비상소집해 인수교육을
실시.

대구본부는 본점 등 인수팀 4백여명과 합동으로 대동은행 본점 전산실
지점을 인수하고 59개 지점에는 5~7명씩을 투입해 29일 오전 영업시간전
장악을 목표로 경찰과 함께 진입을 시도.

그러나 대동은행 노조원 등 1천5백여명이 대동은행 본점의 출입문과 4층
전산실을 봉쇄한 채 인수은행측에 강력히 반발, 곳곳에서 충돌하는 등 가장
큰 저항을 받아 눈길.

송달호 행장도 이날 오전 일찍 출근해 수시로 준비상황을 보고받는 모습.

송 행장은 "비교적 큰 부실은행이기 때문에 우리가 인수토록 한 것
아니겠느냐"고 대동은행 인수배경을 설명.

<>.주택은행은 지난 27일 인수은행에 투입될 5백여명의 직원들에 대해
의복 등을 준비하도록 지시하는 등 만반의 대비태세.

부산지역본부도 부산지역 직원 1백여명을 긴급소집하는 등 인수준비작업에
돌입.

부산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집결한 동남은행 노조원들이 인수팀의 진입을
저지,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경찰에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경찰도 부산시 동구 범일동 동남은행 본점과 금정구 남산동 두실역 동남은행
전산센터에 1개 중대씩을 배치.

주택은행측은 동남은행측 관계자와 수차례 만나 협상하는 등 강공양면
작전을 전개.

신명호 행장은 지난 27일에는 별 언락이 없다며 일찍 귀가해 휴식을
취했으나 이날 긴급연락을 받고 출근, 일을 챙기기도.

<>.한미은행은 그동안 전산기종(IBM)이 같고 계정체계도 FNS를 쓰고 있는
경기은행의 인수를 통보받자 희망이 제대로 반영됐다는 표정.

한미는 6월초 인수매뉴얼 작성팀에 참여하지 않는 등 부실은행 인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정부의 거듭된 "종용"이 주효했다고.

이 은행은 경기은행 점포가 많지 않다며 5백여명을 투입키로 결정.

일요일인데도 불구, 2천여 전직원들은 이날 평소처럼 출근해 동원태세를
갖추기도.

김진만 행장도 이날 오후 출근해 인수작업 진전과정을 보고받고 비상연락망
을 총가동할 것을 지시.

<>.하나은행은 충청은행 인수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

김승유행장은 임원회의를 거듭한 끝에 오후 5시께야 인수를 지시.

하나은행은 오후 2시까지 일부 부서장을 소집했으나 김 행장의 지시가
떨어지자 이어 본점 전직원을 비상소집.

하나은행은 밤 10시부터 각 지역으로 직원을 투입했으나 곳곳에서 준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라응찬 신한은행장도 이날오전의 사태발생을 예상하지 못했음인지
등산길에 올랐으나 연락을 받고 정오께 긴급히 출근.

인수팀들은 경기은행을 짝짓기 대상으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으나 동화은행
으로 바뀌는 바람에 상당한 혼란을 겪기도.

이들은 동화은행의 점포 인력 자산현황을 긴급히 파악하느라 오후내내
정신없는 모습.

한 직원은 "어차피 인수할 것이라면 혼란없이 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접수과정에서 폭력과 같은 최악의 사태는 없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그러나 같은 서울지역에서 작전을 펼쳐 직원들이 쉽게 적응했다는 후문.

< 허귀식 기자 window@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