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평가 결과 다른 은행으로 넘어가는 5개 은행외에 조건부로 승인
받는 6-7개 은행의 운명이 사실상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외환 조흥 상업 한일 충북 평화 강원은행 등이 그 대상이다.

이중 평화은행은 국제업무를 포기하고 50억원이상 기업여신을 하지 않기로
해 소규모은행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대형상호신용금고를 연상하면 된다.

강원은행은 현대 그룹 계열인 현대종합금융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합병후 영업행태는 불분명하다.

소규모은행이 되겠다는 것인지, 투자은행화하는 것인지가 불투명하다.

관심은 조흥 상업 한일은행 등 이른바 "선발 3대 은행"의 운명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금감위가 서로 합치거나 우량은행과 합병, 대형은행으로
탈바꿈하길 기대했다.

하지만 서로 홀로 서겠다며 외자유치를 추진, 조건부승인이라는 막다른
길에 몰렸다.

조건부승인을 받는 은행은 퇴출되는 은행 못지않게 "가혹한 시련"(이행
계획서)을 겪을수 밖에 없다.

우선 조직 인력 점포등이 대폭 축소된다.

상당수 인력이 은행을 떠나게 된다.

경영진교체는 필수불가결하다.

은행장들이 대거 바뀐다는 얘기다.

감자(자본금감액)도 뒤따른다.

더 중요한 것은 합병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싫어했던 합병계획이 족쇄처럼 달라붙게 된다.

이들 3개 은행은 인원도 8천여명 비슷하다.

점포도 대부분 나란히 붙어 있다.

합친뒤 겹치는 인원이나 점포를 정리할 경우 시너지(상승)효과는 극대화
된다.

겹치는 것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진통은 엄청날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진통 때문에 피할수는 없다.

조건부승인은행들이 이같이 고통스런 작업(이행계획서)을 승인받지 못할
경우 강제합병이나 자산부채이전(P&A)으로 2차로 퇴출되기 때문이다.

이행계획승인은 7월말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8월초 전후로 또 한번 "대폭발
(빅뱅)"이 이뤄지게 된다.

금융계에선 조흥 상업 한일은행의 3자 합병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3중 겹치기를 정리하는 것은 지나치게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3개 은행중 2곳이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부실은행 몇개를 정리하는 것으로 금융개혁의 꽃을 피울수 없다.

대형선도은행탄생을 통한 경쟁력강화가 기대수준이다.

이 때문에 조건부승인은행들의운명이 주목을 끌고 있다.

금감위는 이들 은행의 합병에 대해서는 증자지원 부실채권매입 등으로
도와줄 예정이다.

< 고광철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