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에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면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업무개혁의 수단이어야 할 정보화가 목적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정보화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그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한 다음 어떤
시스템에 어느정도의 투자를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게 원칙이다.

그런데 많은 기업은 정보화할때 "그룹웨어를 도입하고 싶다"거나 "데이터
웨어하우스의 툴은 무엇인가" 등 시스템자체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앞뒤가 바뀐 것이다.

정보화투자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시스템은 아무리 첨단기술을 이용
하더라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효과를 보지 못하는 두번째 이유는 경영의 스피드를 정보시스템 구축의
스피드가 따라가지 못하는데 있다.

요즘처럼 장래가 불투명한 시대에 중장기계획에만 의존하는건 위험하다.

구미 선진기업들은 3개월 단위로 경영계획과 예산을 세운다.

이제 한국기업들도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동성이 필요하다.

경영의 스피드가 그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것이다.

정보시스템을 잘 구축해도 시스템완성에 1년이상 지체됐다면 그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스템을 완성했을때는 이미 경영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3개월만에 효과를 내지 못하는 정보화계획은 재검토해야 한다.

그 이상 지체되면 업무개혁과 정보화가 제대로 연결되지 못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투자효과에 대한 책임이 불명확한 것도 투자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주된 원인중 하나다.

정보시스템구축에 실패했는데도 책임소재가 애매하면 정보화에 대한 불신감
이 싹트기 시작한다.

특히 시스템운용단계에서 투자효과를 점검하는 체제를 갖추는게 중요하다.

그런데 시스템이 효과를 내는지, 실패원인은 뭔지 등을 엄격하게 점검하지
않는 경영진이 많다.

투자효과를 보지 않는게 아니라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미국 인텔의 경우 재무 영업 마케팅 인사 물류 생산관리등 각 부문의
책임자들로 구성된 10여명의 "애플리케이션 관리팀"이 매주 경영자의 시점
에서 정보화 안건의 내용과 진척도 예산등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하나하나 철저하게 따지기 때문에 각 부분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전사적인
시점에서 효과를 분석할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