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정상화계획을 조건부로 승인받은 조흥 등 7개
은행중 가까스로 살아난 평화 충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불만스런 표정
이었다.

"승인"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경영진개편과 관련, 일부 은행들은 교체폭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대다수 은행이 행장교체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조흥은행은 루슨트테크놀로지사 김종훈사장과의 투자합의를 경영평가위원회
가 인정하지 않은데 대해 다소 아쉬운 표정이다.

조흥은 다음달초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김사장측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흥은 김사장 외에도 미국계 보험사 2군데와 합작방안을 협의중이다.

상업은행은 임원진 교체에 대해서는 다른 은행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경영개선계획에 포함시켰던 외자유치 자산매각 조직감축 등을 보다 강도
높게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추진중인 신축 본점 건물 매각과 뉴욕 현지법인 매각을 서둘러 이행
계획서 제출시한내에 계약서나 의향서 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일은행은 금감위의 조건부 승인에 대해 우울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거의
성사단계에 이른 2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비롯,모두 8억1천만달러의
유치계획을 빠른 시일안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은 안진회계법인 및 아더앤더슨사의 경영실사 결과를 설명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기도 했다.

외환은행은 다음달 10일 임시주총을 열어 외국인임원 2명 영입과
코메르츠은행과의 합작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코메르츠은행과의 합작을 통해 3천5백억원의 신규자금이 유입되면 금감위가
이행계획서에 담도록 한 조건들이 거의 충족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순자산가치가 납입자본금을 초과하기 때문에 별도의 감자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

평화은행은 금감위의 지시대로 감자를 실시한 뒤 증자할 계획이다.

증자는 이미 완료된 1백50억원 외에 추가증자를 추진중이다.

합병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

국제투.융자,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국제업무는 일부 포기하기로 했다.

점포는 올해말까지 8개,내년에는 10개의 지점을 각각 줄이며 인원은 지난
4월말에 3백명을 줄인데 이어 추가감원을 고려중이다.

충북은행은 9월까지 1천2백억원의 증자를 완료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국제업무를 포기할 방침이다.

강원은행은 금감위가 전액감자를 지시함에 따라 이미 제출한 경영정상화계획
에 따라 3대1의 비율로 감자를 한뒤 현대종금과의 합병을 추진키로 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