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승인을 받은 7개은행의 경영진의 교체폭은 어느 정도일까.

금융감독위원회가 조흥 상업 한일 외환 평화 강원 충북은행에 조건부승인을
내리면서 은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대폭 교체를 요구함에 따라 여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개은행의 경영진교체에 대한 금감위의 의지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위원장조차 "원칙적으로 은행장을 포함, 전 경영진이 경영부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금감위는 실체 이들 은행의 은행장을 비롯한 전 임원을 대상으로 경영능력을
은밀히 평가하는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장을 포함한 전 임원이 동반퇴진할 경우 은행경영은 공백상태가
된다.

따라서 지난번 제일 서울은행처럼 부실여신발생에 직접 책임이 있는 임원과
연임했거나 임기가 임박한 임원을 중심으로 3분의 2 가량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의 경우 임원(이하 감사및 이사대우 포함)은 14명이다.

이중 8명이 중임이상이다.

따라서 이들중 절반이상은 퇴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재미교포인 김종훈씨의 자본참여가 이뤄지면 전무급을 포함, 두자리를
재워야할 것으로 보여 인사폭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장철훈 행장.

장 행장은 지난해 취임, 무난히 은행을 이끌어온 것으로 평가된다.

상업은행은 15명의 임원중 배찬병 행장을 제외한 전 임원이 경질대상
이라는게 은행내부의 분위기다.

특히 지난 93년 한양사건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은행을 가까스로 살려냈으나
임원들의 비협조로 다시 부실의 늪에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일은행의 경우 이사대우를 포함한 임원이 무려 16명에 이르고 있다.

금감위는 임원수를 우선 줄이는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은행은 외자유치 등 자구노력을 얼마나 이행하느냐에 따라 임원교체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지난 주총에서 임원수를 4명 줄인 상태라 직접적인 압력대상은
아니다.

또 오는 7월10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에서 독일 코메르츠은행이 파견하는
상임 및 비상임 이사 2명씩을 선임할 예정이어서 금감위의 의지를 이미
충족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외환은행이 선도은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행내외 여론이 강한 편이어서 변수다.

평화은행은 임원수가 7명에 불과하다.

또 박태규행장도 지난 2월 취임했다.

그러나 경영평가위원회가 퇴출대상으로 선별했던 점을 감안하면, 은행장을
포함한 임원진의 대거 교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